WHO, ‘우한 폐렴’ 국제적 비상사태 선포 여부 곧 결정... 질본, "한국도 안전지대 아니다"

사망자 17명으로 급증...확진자는 444명 질본, 자진신고 안하면 검역망 뚫릴 가능성... 감염병 예방수칙 준수 당부 우한 폐렴 전파력은 메르스보다 높고 사스보다 낮을 듯

2021-01-23     취재기자 김수현
중국
세계보건기구(WHO)는 중국을 중심으로 여러 나라로 확산하고 있는 ‘우한 폐렴’의 국제적 비상사태 선포 여부를 23일 정오 긴급위원회를 열어 결정할 예정이다.

한국 역시 이번 '우한 폐렴'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경고들도 잇따라 나오고 있어, 방역당국에도 비상이 걸렸다. 질병관리본부는 "중국 우한 등에서 입국한 사람들 중 바이러스가 잠복기 단계이거나, 별다른 발열 증상이 없는 경우에는 확진자100% 걸러낼 수 없다"면서 "자진신고가 핵심"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WHO는 22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소집된 긴급위원회에서 우한 폐렴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해 논의했으나 비상사태 선포는 유예했다. 아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긴급위원회 이후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비상사태 선포 여부를 충분한 정보와 고려를 통해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것은 진화하고 복합한 상황”이라며 “긴급위원회의 논의를 훌륭했지만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우한 폐렴 사망자가 17명으로 급증했다. 후베이성 정부는 22일 밤 기자회견을 열어 이날 오후 10시 현재 후베이성의 우한 폐렴 확진자가 444명으로 늘었고 이 가운데 17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중국 당국은 우한시에 한시적으로 봉쇄령을 내려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중국 중앙방송(CCTV)에 따르면, 우한 폐렴 관련 통제·대응 비상센터는 성명에서 현지시간으로 23일 오전 10시를 기준 우한 시내 대중교통과 지하철, 페리, 그리고 도시 간 노선들을 임시로 중단한다.

우한시는 전날인 22일에도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 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인민일보에 따르면, 우한시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이 제지를 무시하고 공공장소에 들어오면 관련 주관 부문이 법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우한시는 시를 드나드는 차량의 탑승자를 대상으로 체온을 측정해 열이 나는 사람은 검사를 위해 바로 지정 병원으로 보낸다. 질병관리본부도 23일 설 명절 연휴를 맞아 지역간 이동이 많고 중국 방문객이 증가할 것으로 예방해 감염병 예방수칙 준수를 재차 당부했다. 질본 정은경 본부장은 23일 긴급브리핑을 통해 “세계보건기구(WHO)의 논의 결과를 예의 주시하되, 국제공중 보건위기상황 선포 등 어떠한 결정을 하더라도 우리 국민의 보건 안전을 위해 당분간 현재와 같은 총력 대응체계를 유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질본은 7개 보건환경연구원에서 제한적으로 시행이 가능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24시간내 신속 진단검사를 전국 단위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24일 이후부터 전국 17개 시·도 보건 환경연구원에서 의심증상 환자가 발생할 경우 신속한 검사가 가능하게 된다. 질본은 이번 감염병의 사람 간 전파력을 사스와 메르스의 중간 단계로 보고 있다. 질본 관계자는 22일 중국 당국의 발표해 대해 “확진자 감염 경로 등 역학조사 내용을 공개하지 않아 전파력이 어느 정도인지 명확하지 않다고”며 “전문가들은 우한 폐렴 전파력이 메르스보다 높고 사스보다 낮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또 22일 의료계에 따르면, 우한 폐렴의 치사율은 1.9% 수준이다. 우한 폐렴의 치사율은 사스(10%)나 메르스(20~30%)보다 낮다. 저우쯔쥔 베이징대 교수는 "우한 폐렴은 메르스나 사스를 일으킨 바이러스보다 훨씬 덜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