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소비자물가 1.5% 상승…13개월 만에 1% 넘어

농산물·석유류 기저효과 사라지고 가격 상승 영향 우한 폐렴 영향 내달 반영…메르스 당시 레포츠·놀이시설 이용료 하락

2020-02-04     취재기자 조재민
농산물과

통계청은 올해 1월 소비자물가가 지난해 1월 대비 1.5% 상승했다고 4일 발표했다.

지난해 내내 0%대를 유지했던 물가 상승률은 2018년 수준을 회복했다. 물가 상승률이 1%대를 기록한 것은 2018년 12월(1.3%) 이후로 13개월 만이다.

올해 1월 배추, 무, 상추 등 채소류의 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15.8% 올랐다. 작황이 좋지 않았던 배추와 무가 각각 76.9%, 126% 오른 것이 영향을 미쳤다. 국제 유가가 작년 같은 기간보다 오르면서 휘발유와 경유 가격 등 석유류 가격도 12.4% 올랐다.

지난해 저물가를 이끌었던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가격이 물가 상승을 이끌었다. 농축수산물은 전년보다 2.5% 올라 물가를 1.9%p 끌어올렸다. 농축수산물 가격이 오름세로 전환한 것은 지난해 6월(1.8%) 이후 7개월 만이다.

품목별 동향을 보면 무(126.6%), 배추(76.9%), 딸기(18.2%), 국산 쇠고기(4.9%) 등이 올랐다. 반면 감자(-27.8%), 마늘(-23.8%), 고구마(-21.4%), 귤(-20.3%), 고춧가루(-15.7%), 사과(-9.6%) 등이 물가를 끌어내렸다.

공업 제품이 2.3% 오른 가운데 이 중 석유류가 12.4% 상승해 전체 물가를 0.49%p 끌어올렸다. 석유류는 2018년 7월(12.5%)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통계청은 "작년의 경우 농산물 기저효과와 무상교육·건강보험 보장 정책효과로 0%대 물가가 지속됐다”며 “올해 들어 농산물 기저효과가 끝나고 작황 악화로 채소류 등 농산물 가격이 상승했고 국제 유가도 상승하며 전체 물가 상승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우한 폐렴이 물가에 미칠 영향에 대해 통계청은 “우한 폐렴 전개 상황에 대해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며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는 물가에 두드러진 영향이 관측되지 않았고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때는 전체 물가보다 레포츠·놀이시설 이용료 등 일부 품목에 영향이 있었으며 한 분기 정도 하락했다가 사태 종료 후 반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통계청은 우한 폐렴과 미세먼지 등으로 수요가 급증한 마스크를 물가조사 품목에 추가하는 작업을 검토하고 있다. 통계청은 “최근 미세먼지 등으로 마스크 소비 지출 비중이 늘어 예비조사품목으로 검토하고 있다”면서 “2020년 기준으로 품목 조사를 개편하면 내년부터 (마스크 물가가)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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