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국제크루즈선 입항 사실상 중단...“한 명만 열나도 전원 하선 금지”

크루즈선 검역심사과정 더욱 까다롭게 3단계로 진행

2020-02-10     취재기자 김수현
부산항만공사(BPA)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의 확산에 크루즈선의 부산항 입항이 사실상 중단됐다. 일본에서 크루즈 승객이 대규모로 우한 폐렴에 감염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부산항을 통한 감염을 차단하려는 조치다.

부산항만공사(BPA)는 11일 부산항에 입항 예정이던 크루즈선 웨스테르담호와 12일 입항 예정이던 스펙트럼 오브 더 시즈호가 입항을 취소했다고 9일 밝혔다.

지난 1일 승객과 승무원 등 탑승객 2257명을 태우고 홍콩에서 출발한 웨스테르담호에 우한 폐렴 의심 환자가 탑승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본 정부가 입항을 거부했으며 부산항 입항도 취소했다. 웨스테르담호는 다시 홍콩으로 돌아가거나 다음 항차 모항인 일본 요코하마로 가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일려졌다.

BPA 관계자는 “검역 기준이 강화되고 전 기항지에서 거부된 선박에 입항을 제한한다는 방침을 통보하자 선박 측에서 하선 거부를 예상해 기항하지 않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만 기륭항에서 출발해 부산항을 거쳐 일본 나가사키로 갈 예정이었던 스펙트럼 오브 더 시즈호도 대만이 지난 6일부터 크루즈선 입항을 전면 금지하면서 승객을 모으지 못해 부산항 기항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BPA측에 통보했다.

앞으로, 대규모 승객을 태운 국제크루즈선의 부산항 기항은 사실상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육류공급 등 선용품 선적을 목적으로 하는 크루즈선은 2월 중 두 차례 여객 없이 입항할 예정이다. 해당 선박은 14일 내 중국 경유사실이 없고, 철저한 사전 검역을 실시하는 한편 선원의 하선도 제한된다.

향후 여객이 승·하선하는 크루즈선의 운항이 재개될 경우, 부산항 검역당국은 우한 폐렴 발병지역에서 14일 이내 출항 또는 경유하는 선박에서 승객이나 승무원 중 한 명이라도 발열 등 이상증세가 있으면 탑승객 전원을 하선시키지 않기로 했다. 우한 폐렴은 전염성이 강해 기존에는 유증상자만 하선이 제한됐으나 통제대상을 전체 탑승객으로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

또한, 크루즈선 검역심사과정은 더욱 까다롭게 3단계로 진행된다. 입항 전 이전 출항지의 검역확인서, 전체 탑승객의 건강상태확인서, 크루즈선 내 의사소견서 등으로 사전심사를 하고, 선박이 입항하면 검역관들이 승선하여 의심되는 승객을 전수 검사한다. 마지막으로 터미널에서 발열카메라로 심사하여 유증상자의 입국을 철저히 통제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승객의 지역 관광 시 동선을 확인할 수 있도록 휴대전화 로밍, 관련 장치 구비 등을 의무화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할 수 있도록 조치한다.

여객터미널 운영관리도 강화된다. 크루즈선박은 크루즈전용인 국제여객 제2터미널로 배정돼 한-일 정기여객선이 접안하는 제1터미널과 분리해 운영한다. 또 중국경유 등 감염 우려가 높은 승객을 위한 전용통로를 마련하고, 수시 소독 및 정기 방역 횟수를 늘리는 등 시설물 방역에도 만전을 기한다.

BPA 남기찬 사장은 “부산시민과 국민의 안전을 위해 해양수산부, 검역당국 등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조해 코로나 바이러스의 국내 확산 방지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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