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전 세계로 확산...코로나 확산 초기 단계인 인도네시아 거리도 적막
3월 2일 첫 확진자 이후 현재 893명 발생해 휴교령, 재택근무 등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 중 직장인, 주부, 학생 등 외출금지에 마음 편치않아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3월 26일 기준, 인도네시아의 코로나19 현황은 확진자 893명, 격리 해제 35명, 사망자 78명이다. 인도네시아는 3월 2일, 확진자 2명을 시작으로 빠르게 퍼져나가 하루 사이에 100명의 확진 환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전 세계가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 직면하면서, 인도네시아 역시 평범한 일상생활이 어려워졌다.
인도네시아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3월 20일부터 대부분의 학교가 인터넷 강의, 과제로 수업을 대체하고 있으며, 아예 휴강하거나 방학을 시행하는 학교도 나타나고 있다. 이런 와중에, 특히 큰 시험을 앞둔 고등학교 3학년, 중학교 3학년, 초등학교 6학년들이 시험 준비에 차질을 빚고 있어서 학생과 교육부 모두 혼란스러운 상태다.
중학교 3학년 니코(Nicho) 군은 방학을 맞은 것처럼 집에서 지내고 있지만 고등학교 진학에 중요한 기말시험을 앞두고 있어서 마음이 편치 않다. 니코 군은 “지금 학원에 다니고 있다. 학교에서는 과제 같은 것을 내주고 이를 해서 이메일로 제출한다. 정신적으로 힘들다. 차라리 학교에 빨리 가고 싶다. 3학년이라 더 힘들다”고 말했다. 고등학교 1학년생 제슬린(Jesslyn) 양은 “계속 집에만 있으니까 심심해서 학원을 열심히 다니고 있다. 학교에서 과제를 많이 내줬는데, 선생님 얼굴을 못 보니까 아쉽다”고 전했다.
대학생들도 학교가 문을 닫자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대학 3학년 다네타(Danetta, 23) 씨는 “다음 주가 중간고사인데 지금까지 어떻게 하라는 건지 학교의 안내가 없다. 원격 강의를 하니까 뭔가 어색하고 이해도 쉽게 안 간다”고 말했다.
졸업을 앞둔 대학 4학년 샤니아(Shania, 22) 씨는 더욱 마음이 편치 않다. 샤니아 씨는 “4월 초에 졸업 논문 발표가 있는데, 온라인으로 해야한다고 해서 고민 중이다. 온라인으로 하면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아직 학교에서 정확한 공지를 안하고 있다. 그래서 많이 걱정된다. 이제 취직도 해야 하는데, 이 상태에서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에서도 학생들은 물론 전 국민들에게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낯선 정책을 받아들이는 인도네시아 사람들도 불편해 하기는 마찬가지다.
회사원 크리스(Chris, 55) 씨는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데 처음 접해보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그에게는 어색하기만 하다. 매일 출근하던 사람에게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니 적응이 잘 되지 않는다. 크리스 씨는 “여러 날 재택 근무를 해보니 일의 능률이 잘 안 오르고 성과가 덜 만족스럽다. 이렇게 출근을 못하니까 많은 사람들이 업무에 불편해 하고 있다”고 전했다.
주부들도 고충이 많기는 마찬가지다. 주부 헤라(Hera, 46) 씨 역시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외출하는 게 불편해서 친구들 만나기도 삼가고 있다. 헤라 씨는 “주부로써 친구들 을 만나 대화하는 게 유일한 행복이었는데, 이제 자유롭게 외출하지 못하니 답답하다. 마트 갈 때도 꼭 마스크를 써야 하니 불편해서 장보러 가는 것도 힘들다”고 말했다.
은퇴한 노인 라기르(Ragil, 68) 씨는 출근할 일은 없지만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코로나 사태로 마음이 불편하다. 라기르 씨는 “나는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하니까 불편하다. 은퇴한 사람으로서 사회와 더욱 멀어지고 있는 느낌이 든다. 원래 은퇴 후 할 일이 없었지만, 전국이 조용하니까 나라가 걱정이고 불안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