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생계지원에 사각지대 없어야한다

자영업자 소상공인, 프랜차이즈 가맹점주, 알바생들의 구조신호 외면 말아야

2020-03-31     부산시 해운대구 구샛별
코로나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임시 휴업합니다. 이용에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우리가 음식점 문 앞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는 휴업 안내문이다. 나의 집 앞에 있는 카페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3월 초 한 차례 휴업했다. 이 카페는 그 후 다시 장사를 재개했지만 이전과 상황이 다르지 않자 이번에는 무기한 휴업에 들어갔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우리는 저마다 다른 불편을 겪고 있다. 이 가운데 생계를 위협받으며 경제적인 보호를 받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먼저 청년들은 일자리 위협을 받고 있다. 나는 햄버거 프랜차이즈인 맘스터치에서 일한다. 우리 매장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매출이 줄어들어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래서 사장님은 알바생의 근무시간을 일부 조정해 인건비 부담을 줄였다. 내 월급은 1/5 정도가 줄었지만, 알바에서 잘린 친구들에 비하면 그나마 다행이다. 친구가 근무하는 가게에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방문했다고 해서 곧바로 방역을 시행하는 등 난리가 났지만 이미 ‘확진자 방문 매장’이라는 낙인이 찍혔다. 결국 매장은 장기 휴업을 결정했고 친구는 알바 자리를 잃었다.

일부 프랜차이즈 기업들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힘들어진 가맹점을 돕기 위해 ‘착한 프랜차이즈 운동’을 한다고 한다. 가맹점이 기본적으로 부담하는 가맹 수수료와 임대료 등을 삭감해서 가맹점주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자는 움직임이다. 정부는 국회 추가경정예산 통과로 ‘착한 프랜차이즈’ 기업에게 정책자금 지원을 한다고 밝히기까지 했지만, 당연하게도 본사의 움직임 없이 점주는 아무런 도움을 받을 수 없다. 내가 일하는 프랜차이즈 매장도 이와 상황이 유사하다. 사장님은 자신이 본사의 배려도, 국가의 지원도 받을 수 없는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며 한숨을 쉬었다.

또한 언론에 따르면 부산시 교육청은 학원, 교습소, 그리고 개인과외 교습자에게 휴원을 요구했다. 학교 개학이 계속 연기되는 상황에서 휴원도 연장되며 학원 대다수가 운영난을 겪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피해지원은 고사하고 오히려 학원에게 행정명령과 학원 내에서 확진자 발생 시 구상권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수학 교습소를 운영하는 친한 선생님은 정부의 엄격한 방역 지침을 지킬 여력이 되지 않자 면대면 수업을 일절 중지했다. 선생님은 “강사는 보호받지 못하고 국가는 우리에게 책임을 떠넘긴 것 같다”며 “합리적이고 일관성 있는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5일 부산시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한 긴급재정정책을 마련했다. 사업장과 주민등록 모두 부산 지역에 등록된 업장에 한해서 1인당 1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장기적인 대책과 구제의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을 위한 정책이 마련될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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