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회적 거리 두기’ 느슨... 또다른 위기 올 수도
대학가 삼삼오오 모임 잦고, 접촉 경계심 풀린 모습 구미에선 엄중한 상황... 우리도 위기 끝난 것 아냐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되어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에서 국내 확진자 수가 크게 줄어들자 대학가 등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가 느슨해져 불안감이 일고 있다.
위의 표는 지난 12일 현재 각국의 코로나19 발생 현황이다. 유럽과 아메리카의 경우 계속해서 확진자 수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반면, 한국은 초기 단계에서 몇 백 명씩 증가하던 때와 달리 확진자가 두 자릿수로 떨어졌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외부 입국자들이 적지 않고 곳곳에서 집단 감염이 줄어들지 않는 만큼, 경계를 늦추어선 안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최근 봄꽃들이 피어나자, 전국의 지자체들은 몰리는 춘 인파 차단에 부심하고 있다. 강원도 삼척시는 지난 3일 삼척시 근덕면 상맹방리 국도변 일원에 조성된 5.5㏊ 규모의 유채꽃밭을 트랙터를 투입해 밀어버렸다. 노란색 꽃망울을 터뜨린 대규모 유채꽃밭은 작업 2시간 만에 허허벌판으로 변했다. 올해 유채꽃 축제도 취소했다.
삼척시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에 동참해달라는 정부의 권고가 있었고, 외부인의 출입을 아예 차단하기 위해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삼척시에 이어 제주 서귀포시의 가시리 마을회도 코로나19 차단을 위해 유채꽃밭을 파쇄했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다른 봄꽃 행사장의 동향을 검토한 결과,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유채꽃을 제거하는 것이 맞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시간이 갈수록 느슨해지는 모습이다. 대학가는 코로나 발생 이전과 비슷한 모습이다. 약 한달 전과 달리 가게에도 사람들이 출입하고 새로 생긴 술집에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선 모습도 쉽게 목격되고 있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거나 마스크를 턱에 걸치고 다니는 경우도 적지 않다.
대학생 김성민(26, 부산시 남구) 씨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거리가 조용하고 집에 들어가도 조용했는데, 4월 들어서면서 사람들이 조금씩 거리로 나오기 시작하더니 새벽에 취객들이 지르는 소리도 들린다”면서 “아직 코로나가 끝난 것도 아닌데 벌써 긴장이 풀린 게 아닌가 싶었다”고 말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의 권준욱 부본부장은 “사회적 거리두기의 목적은 유증상자 중에서도 의료기관에 내원하지 않아서 발견이 되지 않거나 또는 무증상자를 통한 전파를 차단하는 데에 목적이 있다”면서 꾸준히 지켜줘야 코로나 사태가 진정된다고 말했다.
자가 격리자 관리도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자가 격리자 이탈 방지를 위해 위치 확인용 ‘전자팔찌’를 검토하고 있다. 원래는 휴대전화에 앱을 깔도록 하여 이탈 여부를 모니터링 해왔으나, 이를 두고 외출하는 상황이 발생하자 보다 강력한 조치를 검토하고 나선 것. 정부가 검토 중인 전자팔찌는 휴대폰과 전자팔찌가 10cm 이상 떨어질 경우 경보음이 울리고, 보건 당국에 통보되는 시스템이다.
전병율 전 질병관리본부장은 “전자팔찌는 대만에서 이미 추진 중이며, 홍콩은 입국자 전원에게 위치추적용 손목띠를 착용하게 하고 있다”면서 “무분별한 이탈이 계속된다면, 이러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신규 확신자가 줄어든 것은 맞지만 아직 코로나19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남아 있는 잔불을 확실하기 잡기 위해선 끈기를 갖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