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 공공 쓰레기통은 또 다른 쓰레기

2013-01-16     권민정

버스정류장이나 길거리에 설치된 공공 쓰레기통의 위생 관리가 소홀해 쓰레기통이 또 다른 의미의 쓰레기로 전락하고 있다.
 

대연동 길거리에 설치되어 있는 쓰레기통 곳곳이 껌이나 침 등의 이물질에 의해 더러워져 있다. 버스나 택시를 기다리며 피우던 담배꽁초나 음료수와 같이 끈적이는 쓰레기를 쓰레기통에 제대로 버리지 않아 쓰레기통 곳곳에 이물질이 묻어 있다. 이러한 이물질이 먼지가 쌓이면서 쓰레기통 주위가 더러워진다.
 

남구청 청소행정과 관계자는 “쓰레기통 외관 청소는 더러워지면 바로바로 하려고 한다. 하지만 기간을 정해놓고 환경미화원들에게 외관 청소를 하라고 말할 수는 없기 때문에 그 기간은 일정치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남구청관계자의 말과는 달리 취재기자가 일주일 동안 쓰레기통을 관찰한 결과, 쓰레기통 외관청소는 이루어지고 있지 않았다.
 

부산 남구에 사는 이지민(20) 씨는 “쓰레기통 외관 청소가 이루어지지 않아 너무 더러워 쓰레기통 이용이 껄끄럽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고 말했다.
 

쓰레기통이 더러워지는 이유로 쓰레기통 입구가 좁아 쓰레기를 제대로 버릴 수 없다고 지적한 시민들이 많았다. 실제로 취재기자가 쓰레기통을 관찰하는 동안, 쓰레기를 신경써서 쓰레기통에 버리는 시민들은 찾아 볼 수 없었다.
 

남구청 청소행정과 관계자는 쓰레기통 입구가 작은 이유가 있다고 말한다. 그 이유는 인근 상가 주민들이 주택 쓰레기를 길거리 쓰레기통에 무단 투기하기 때문에 더 큰 입구는 만들 수 없는 것이다. 그는 “쓰레기를 어떻게 버리느냐는 시민들의 의식 문제인 것 같다. 쓰레기통 입구는 쓰레기가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경성대학교에 재학 중인 김관욱(23) 씨는 “쓰레기통이 부족해서 쓰레기가 한 곳에만 모이다 보니 넘쳐날 때도 있다. 번화가 같은 곳은 쓰레기가 빨리 모이니까 자주 쓰레기통을 비워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재 남구청에서 관리하고 있는 쓰레기통은 약 60여개 정도이다. 번화가 같은 곳은 환경미화원들이 새벽과 오후 두 번, 번화가를 제외한 곳은 하루에 한 번 쓰레기통을 관리한다. 남구청 관계자는 “번화가 같은 곳은 유동인구가 워낙 많다보니 쓰레기통 관리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남구청은 가정 쓰레기 무단투기와 같은 부작용 때문에 쓰레기통을 무작정 더 늘릴 수 없는 일이라고 한다. 우선은 버스정류장 위주로만 쓰레기통을 설치하고 점차 그 수를 늘려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매일 경성대학교 정류소에서 버스로 출근하는 강재윤(32) 씨는 더러운 쓰레기통에 대해 “아예 쓰레기통이 없으면 정류장이 더 깨끗해 질 것 같다. 오히려 쓰레기통이 ‘제2의 쓰레기’가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청소행정과 관계자는 “쓰레기통 위생 문제로 민원이 들어와 쓰레기통을 없앴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시민들이 쓰레기통을 설치해 달라고 다시 민원을 제기해 2006년부터 쓰레기통을 설치하기 시작했다. 우리도 쓰레기통 설치에 대해 어느 쪽에 기준을 맞추기 힘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