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방 너무 심하다...TV 틀면 요리 방송

쇼 중심에서 요리에 관한 정보 중심으로 가야

2017-04-22     취재기자 김신지
‘요즘 텔레비전 채널을 돌릴 때마다 외국인 아니면 요리사가 나온다’는 말이 돌 정도로 쿡방이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지만 변화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쿡방은 요리하다는 뜻의 ‘쿡(cook)’과 ‘방송’의 합성어로, 단순히 맛있게 먹기만 했던 것에서 벗어나 출연자들이 직접 요리하고 레시피를 공개하는 방송이다. 쿡방의 열풍은 시청자들이 직접 요리하게 하고, 이왕이면 좀 더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을 만들도록 돕는 역할까지 하고 있다. 쿡방 바람에 대해 경성대 외식서비스 경영학과 임희랑 교수는 “최근 1인 가구가 늘고, 사람들이 사는 것이 편해지면서 먹는 것에 대한 관심이 늘어났다.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사람들의 기호를 알고 편성한 것 같다”고 말했다. 먹는 것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며 예능이 결합된 TV프로그램에서 ‘식사’가 단골 소재로 이용됐고, 단순히 음식을 만드는 개념의 요리에서 재미가 더해졌다. 직접 요리를 하는 즐거움을 느끼게 되면서 건강을 위한 요리를 하기 시작했고, 쿡방 바람으로 이어졌다. 쿡방은 연예인들이 집에서 쉽게 해먹는 자신만의 요리법을 소개하던 KBS 예능프로그램 <해피투게더> 속 ‘야간매점’으로 시작됐다. 최근엔 전문 요리사들이 나와 혼자 사는 사람들의 냉장고 속 재료로 요리대결을 펼치는 JTBC의 <냉장고를 부탁해>, 집밥의 고수나 유명 셰프가 출연해 레시피를 공유하는 올리브TV의 <신동엽, 성시경의 오늘 뭐 먹지?>까지 진화했다.
쿡방을 즐겨 보는 대학생 박수진(23, 부산시 해운대구 우동) 씨는 “따라하진 않더라도 전문 요리사들이 나와서 멋진 요리스킬을 선보이는걸 보는 게 재밌다. 예약을 해서 볼 정도로 좋아한다”고 했다. 대학생 정시훈(24, 부산시 해운대구 반여동) 씨는 “예전부터 방송하던 먹방은 음식이 단순히 맛있게만 보였지만, 쿡방은 요리방법을 보여줘서 내가 직접 해 먹을 수 있다는 점이 좋다”고 했다. 하지만 쿡방은 더 변화해야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임교수는 “옛날에는 연세 많은 요리 전문가들이 방송에 나오면 차근차근, 요리법을 설명하는 식이였다. 하지만 최근엔 요리가 아닌 쇼 중심으로, 보여주기 위함의 방송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지금보다 더 발전하려면 전문 요리사가 나와서 실력을 뽐내는 어려운 요리 말고 1인 가구가 편하게 할 수 있는, 건강에 좋은 웰빙음식 중심으로 트렌드를 맞춰야 한다”며 “발전시킨다면 전통요리프로로 발전 할 수 있을 것이다”고 했다. EBS채널에서 황광희가 진행하는 <최고의 요리비결>이란 프로는 기존의 쿡방 틀에서 벗어난 형식을 보이고 있다. 이 프로는 요리 대가가 출연해 평소 즐겨먹는 장, 찌개, 김치 등 기본 음식의 제조비법을 매일 다른 코너에서 체계적으로 알려준다. 연예인이 진행해서 재미도 있고, 실제로 유용한 정보들을 알려줘서 쿡방의 새로운 트렌드로 나서고 있다.
대학생 이주리(20, 서울시 노원구) 씨는 “음식도 좋아하고, 광희가 좋아서 가끔 보는데 실제로 유용한 정보들이 많아서 가끔 부모님이랑도 함께 본다. 이제는 나보다 엄마가 더 열심히 챙겨보신다”고 말했다. 주부 차윤애(34, 경기도 김포시) 씨는 “요리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유명한 사람들의 팁이 나오는 방송이라 챙겨보는 편이다. 다른 요리프로는 웃고 즐기려고 보는 편인 반면에 이 프로는 메모하면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