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호 박사의 그리운 대한민국] 6.25 폐허 속에 우뚝 선 조국, 경이로운 정보화 행정, 건강검진의 신속함에 놀라다

신속편리한 건강검진에 미국 교포용 관광상품도 생겼다 며칠 걸리는 미국의 운전면허증 갱신이 한국에서는 즉석 처리 문재인 정부의 좌경화 경제 정책엔 걱정이 앞서

2020-07-04     장원호
이제 은퇴인으로서 틈만 있으면 조국을 방문하고 그리운 우리나라의 명문지를 찾으면서 사랑하는 사람들을 만난다는 것이 큰 목표가 됐다. 나의 조국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은 조선 왕조가 수도로 정한 이래, 지금까지 나의 자랑스런 조국의 심장이다. 세계적으로 21세기를 대표하는 아름다운 관광 도시의 하나로서 전 세계 관광객이 몰려드는 도시이기도 하다. 근래에 새로 복원한 경복궁, 그리고 한강의 기적을 상징하는 서울 도심부터 서해로 연결되는 강과 다리, 지하철, 우뚝 높이 솟은 거대한 빌딩 숲은 세계 어는 곳에서도 볼 수 없는 한 폭의 그림같이 아름답다.
대한문
한국전쟁으로 다 부서진 서울이 이렇게 건설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 사람은 별로 없다. 1966년 미국에 유학생으로 떠난 이래 수십 년 동안, 나도 서울에 올 때마다 엄청나게 달라지는 서울과 대한민국의 발전을 보면서 자랑스럽고 고마웠다. 참으로 우리 민족은 우수하고 능력이 뛰어나다. 근대에 불행했던 36년간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이 가져온 폐허 속에서, 우리 민족은 이렇게 기적적인 재건에 재건을 거치면서 세계 역사 그 어느 곳에서도 보기 어려운 아름다운 나라를 우뚝 세웠다. 서울에 도착하면, 우선 놀라는 것은 이런 풍경뿐만 아니라 디지털 기술의 첨단을 경험하는 것이다. 세계 다른 어느 도시에서 보지 못한 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DMB)이 실시되고 있으며, 인터넷 연결은 한국 어느 곳에서나 초고속으로 빠르게 활용되고 있다. 핸드폰을 지하철이나 터널 속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도시는 서울을 제외하고는 세계 어느 곳에서도 아직 보지 못했다. 교포들이 서울에 가는 또 하나의 이유는 종합 건강검진을 받는 것이다. 특히 내시경이나 대장 검사를 미국에서 한 번 하려면 그 수속이 복잡하여 수개월이 걸리고 비용도 많이 든다. 서울에 오면 일 주일 이내에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모든 검사를 마칠 수 있을 뿐 아니라, 검사 후 결과를 즉시 사진과 함께 보여준다. 근래에는 외국에 사는 동포를 위하여, 건강검진을 한국의 명승지 관광과 함께 묶어서 관광상품으로 개발해서 판매한다고 한다. 우리나라 출입국 관리사무소나 자동차 운전 면허증 사무소에 가면, 디지털로 정보를 처리하는 방법이 우수해서 놀랍고, 또 일하는 직원들의 민첩하고 똑 소리나는 업무 처리는 다른 나라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장면이다. 호적등본을 본적지에 가지 않고 어느 동 사무소에서나 교부 받을 수 있고, 한국에서 발급 신청한 내 자동차면허증을 한 시간도 안 걸려서 내 손에 쥐어주는 것을 보고 나는 크게 감탄한 적이 있다. 얼마 전 내가 사는 캘리포니아에서 운전 면허증을 갱신하려고 줄을 서서 몇 시간을 기다렸는데, 면허증은 한 달 후에 우편으로 집으로 우송해준다는 미국 공무원의 말을 듣는 순간 "이놈들아, 한국의 뛰어난 행정력을 좀 배워라"라고 외치고 싶었다. 한국의 민첩한 행정력이 한국 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고 나는 확신한다.

한국이 이렇게 크게 발전하게 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몇 번이나 말 한 것처럼 교육의 힘이다. 한국인의 교육에 대한 집념은 엄청나다. 좋은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한국 아이들은 초등학교부터 준비한다고 한다. 대학진학율도 세계 최고고, 한국 젊은이들의 디지털 기술이나 첨단 학문에 도전하는 교육열은 경쟁이 치열한 한국사회에서 젊은이들이 생존하는 기본이 되고 있다.

이렇게 훌륭한 나라에서 비정상적인 정치현실을 보면서 한탄하는 선배들을 만났다. 2019년 10월 22일 서울 떠나기 전날, 한종우 성곡 언론재단 이사장님이 동아일보 부설 평화문제 연구소 이사장인 남시욱 선배와 나를 광화문 이태리 레스토랑으로 초청해서 점심을 함께 했다. 두 존경하는 선배님은 한국의 비뚤어진 정치 현실을 지적했고, 나는 두 선배의 토론에 귀를 기우렸다.

한국의 큰 문제는 언론노조가 민주노총 산하에 있으면서 너무 엉뚱한 보도를 하는 것이라고 한다. 문 대통령의 유럽 외교가 망신 덩어리인데 아주 성공했다고 대서특필하니 일부 언론이 너무 한심하다는 것이다. 오늘 아침 조선일보의 사설을 제외하고는 모두 문 대통령의 유럽 외교가 성공했다고 하니, 이것이 무슨 꼴이냐는 것이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의 특사처럼 북한에 대한 제재를 풀어달라고 애걸했으나, 유럽의 고수 지도자들은 눈도 깜작하지 않았고, 오히려 미국보다도 더 강경하게 반응했는데, 무엇이 성공이란 말인가? 교황은 언제나 그렇듯이 북한이 초청하면 방문을 검토하겠다고 의례적으로 대답하는데, 한국의 일부 언론이 교황이 김정은의 초청을 수락한 것처럼 보도하는 것은 너무 엉뚱하고 잘못 됐다. 북한에는 종교의 자유가 없다. 평양에 기독교 예배당이 있지만, 그건 외국인에게 선전하려는 작태인 것을 내가 1995년에 직접 보고온 적이 있다. 더구나 천주교 성당은 아예 있지도 않다. 교황이 무엇 하러 북한에 가겠는가? 문 대통령의 북한 제재 완화 요청에 대한 유럽 지도자들의 냉담한 반응은 미국에도 크게 영향을 줄 듯하다.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청와대에 있는 전대협 데모꾼들이 경제를 너무 모르고 급속히 사회주의 노선을 택하고 있다는 점이다. 내년 봄에는 우리 경제가 큰 파탄에 빠지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벌써 소형 자영업자들의 비명이 점점 커지고만 있다.

나는 김민환 교수의 자서전적 소설을 읽은 적이 있다. 그 소설에는 전대협 데모꾼들의 이념 투쟁 목표가 남한을 공산주의로 만들고 종국에는 남한을 이북에 넘기려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그들의 정치 목표는 언젠가는 정치권력을 잡아 보겠다는 것 뿐이라는 것으로 나는 이 소설의 뜻을 이해했다. 한국의 경제는 갑자기 바꿀 수 없는 복잡한 함수로 엮여 있는데, 지금의 집권자들은 이를 이해 못하면서 급속히 사회주의식으로 바꾸려는데 문제가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점점 허수아비처럼 보이니, 누가 어려운 한국의 실정을 바로 잡을런지 걱정이 앞선다.

서울에 3주간 있으면서 공기가 그렇게 나쁘지 않았는데, 오늘부터 중국산 나쁜 공기가 몰려오고 미세먼지가 심해진다고 한다. 지난 4월에 한국에 나왔을 때 나는 미세먼지로 아주 큰 고생을 했는데, 서울에서 내내 살고 있는 가족들이 미세먼지로 탈이 날까 걱정된다.

서울의 마지막 날 저녁에 정대철 박사가 식당 '민들레'에서 저녁을 함께 하자고 연락이 왔다. 한국 프로골퍼회 회장인 양휘부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권노갑 전 국회의원이 자리를 같이했다. 며느리가 거리가 꽤 되는 공항까지 차를 태워줬다. 공항 오는 차속에서 우리는 아이들 키우는 어려움을 이야기했다. 손주 하은이는 지지 않으려는 강한 성격 때문에 학교 공부뿐만 아니라 모든 일에 열성이 크다.  그러나 윤석이는 재능이 뛰어나지만 모든 일에 힘을 들이지 않고 열성이 없다. 깊고 넓은 독서보다는 게임을 즐긴다. 윤석이에게 지금 할 일이 너무 많다는 것을 알려주고 정진하는 동기를 만들어 주어야 하는데, 그게 어렵다. 이제 10대가 됐으니 이성에 대한 관심도 있고, 옷차림에도 관심이 있다고 한다. 윤석이에게 좋은 친구들을 만들어 주고 관리를 잘 하라고 며느리에게 부탁했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아이들 키우는 일은 참으로 어렵다. 나도 미국에 가면 윤석이와 카톡으로 자주 대화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