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만에 치마 대신 바지 입은 ‘포순이의 변신’ 어떻게 바뀌나?
단발머리 귀 드러내고, 속눈썹 떼고··· 고정관념 탈피 위한 노력 하태경 의원, "오히려 젠더 갈등 부추겨" 경찰청에 날선 비판 제기 일부 시민, "국민 위해 뛰어야 할 경찰 캐릭터에 치마 입힌 것 자체가 실수"
여경을 상징하는 캐릭터 '포순이'가 탄생 21년 만에 치마 대신 바지를 입는다. 속눈썹을 떼고 단발머리는 귀 뒤로 넘겼다. ‘여성은 치마를 입는다’는 성별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기 위해 변신한 것이다.
지난 7일 경찰청은 제441회 경찰위원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경찰관 상징 포돌이·포순이 관리 규칙 일부 개정 규칙안’을 심의·의결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그동안 포순이의 모습이 성별 고정관념과 성차별적 편견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고 캐릭터 일부 변경의 배경을 밝혔다.
1999년에 탄생한 포순이는 치마를 입고 속눈썹이 있었다. 또 단발머리로 귀를 감춘 형태로 그려졌다. 이후 '여성은 치마를 입는다'는 고정관념이 반영됐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지난해 말 본격적으로 예산을 투입하고 제작 절차에 돌입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포순이의 귀를 드러낸 것에 대해 “국민의 목소리를 빠짐없이 듣고 치안 상황을 신속·정확하게 수집해 각종 범죄를 예방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말했다.
한편 포순이의 변신에 대해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은 “심각한 젠더 갈등에 경찰청까지 기름을 끼얹었다”고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하 의원은 지난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경찰청이 치마 입은 포순이 캐릭터를 성차별적이라며 바지를 입혔다”면서 “이러다 치마 입은 여성들 모두 여성차별주의자로 낙인찍히는 세상이 올까 두렵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하 의원은 “남녀 화장실 구분 표지판도 전부 바꿔야 한다. 여자화장실 표지판도 과연 바지로 바꿔야 할까?"라고 날을 세웠다. 또 "젠더 갈등 완화에 힘써야 하는 경찰청이 성차별 운운하며 오히려 갈등 부추기고 있다”며 "경찰청은 젠더 갈등 부추기는 포순이 캐릭터 변경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 네티즌은 “‘치마=여성’이라는 상징을 국가적 차원에서 사용하는 건 당연히 문제 요소가 있다”면서 “이런 표식들 때문에 사람들의 무의식 속에 성적 고정관념이 심어진다”고 말했다. 다른 네티즌은 “애초에 국민을 위해 뛰어 다녀야 할 경찰 캐릭터에게 치마를 입힌 것 자체가 실수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