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하구핏’, 한반도 상륙 안 해도 매우 많은 비 뿌릴 듯
5일까지 중부지방에 많은 비 내릴 예정 서울 동부간선도로, 천안 성정 지하차도 통제
긴 장마와 집중호우로 우리나라 중부 지방에 큰 피해가 나고 있는 가운데, 북상 중인 제4호 태풍 ‘하구핏’의 영향으로 오는 5일까지 중부지방에 많은 비가 내릴 전망이다.
하구핏은 필리핀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채찍질’을 의미한다. 기상청은 태풍 하구핏이 3일 오전 3시 기준 대만 타이베이 동남동 쪽 약 270km 부근 해상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하구핏은 중심기압 990헥토파스칼(hPa), 최대풍속 초속 27m, 강풍반경 230km의 태풍이다.
태풍 하구핏은 서북상 중으로 오는 5일 오전 3시경 중국 상하이 서쪽 약 280kn 부근 육상에서 소멸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2일부터 호우특보가 발효된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매우 강한 비가 내리는 가운데 태풍 하구핏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하구핏으로부터 한반도에 다량의 수증기가 공급돼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매우 많은 비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하구핏은 오는 4일 오전 3시 기준 중국 푸저우 북동쪽 약 190km 부근 육상을 거쳐 오후 3시 중국 상하이 남서쪽 약 300km 부근을 거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기상청 국가태풍센터에 따르면, 지난 7월 태풍은 한차례도 발생하지 않았다. 이는 69년만에 처음으로 태풍이 발생하지 않은 7월로 기록됐다. 최근 10년간(2010~2019년) 7월 평균 태풍 발생 건수가 4.3건인 것에 비하면 이례적인 상황이다.
올여름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첫 태풍인 하구핏은 지난 1일 오후 9시 일본 오키나와 남쪽 약 590km 부근 해상에서 발생했다. 이어 이달부터 북태평양 고기압이 물러나면서 8~9월 시기에 2~3개의 태풍이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은 중부지방의 장마가 오는 10일 무렵에 끝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만약 11일까지 장맛비가 올 경우 장마 기간은 총 49일로, 최장 장마 기간을 기록한 2013년과 같아진다.
3일 현재 집중호우에 따른 한강 수위 상승 등으로 서울 동부간선도로 등 도로 곳곳의 교통이 통제되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올림픽대로 여의상류IC는 오전 7시 33분, 여의하류IC는 오전 7시 35분부터 전면 통제됐고, 개화육갑문은 오전 7시 14분부터 통행이 금지됐다.
충남지역 또한 시간당 최대 100mm가 넘는 폭우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주의가 요구된다. 이 밖에 다른 지역에도 시간당 30㎜ 내외의 강한 비가 올 전망이다. 현재 충남 당진·서산·태안·천안·아산·예산·홍성 등 7개 시군에는 호우경보가, 서천·보령·청양·공주 등에는 호우주의보가 발령된 상황이다. 당진과 홍성·서산·태안에는 강풍주의보도 내려졌다.
천안시는 이날 정오를 즈음해 성정지하차도와 청수지하차도, 청당지하차도, 남산지하도, 쌍용지하차도, 신방동 하상도로, 업성 수변도로, 용곡동 천변도로 등에 대해 차량 통제를 실시했다.
한편 지난 주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주말과 휴일 이틀간 수도권과 중부지방을 강타한 ‘물폭탄’으로 6명이 숨지고 8명이 실종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또 주택 침수 94건이 발생해 이재민 360명이 나왔고, 일시 대피한 인원은 1447명에 달했다. 산사태와 도로 유실, 철로 토사 유입 등의 피해도 곳곳에서 잇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