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불’ 처럼 번지는 코로나19 ···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우려 커져
3단계 돌입 시 10인 이상 대면 집합 금지, 등교수업 중단
기장군, 18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방역수칙 시행
부산시, 18~21일 유치원·초중고 원격수업 전환 및 등교 인원 제한
2020-08-18 취재기자 조재민
사랑제일교회발(發) 코로나19 확진자가 무섭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2차 대유행’을 차단하기 위해 서울·경기 지역을 대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격상해야 한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 3월 대유행을 보인 대구·경북 지역 확산, 서울 이태원 유흥시설 대규모 발병 때보다 이번이 더 심각한 수준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최고 단계인 3단계에 돌입한다면 10인 이상이 대면으로 모여선 안되며 등교수업도 중단된다. 고위험 시설은 물론 중위험 시설도 모두 운영을 멈춰야 한다. 고위험 시설은 유흥시설과 노래연습장, 실내 집단운동시설 등이며 중위험 시설은 종교시설, 결혼식장, 장례식장 등이 해당된다.
3단계 격상 기준은 두 가지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발동한다. 2주 평균 100명 이상 일일 지역사회 확진자가 발생하는 상황, 한 주에 두 번 이상 확진자가 2배 이상 증가하는 소위 ‘더블링’ 현상이 발생하는 경우다.
18일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현재 일일 확진자 수는 지난 14일 85명을 시작으로 15일 155명, 16일 267명, 17일 188명 등으로 계속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1주간 더블링은 한 번도 발생하지 않았지만, 근접한 상황이 여러 차례 나온 것이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은 1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재한 중대본 회의에서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방역당국은 현 상황을 엄중하게 보고 강화된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박 1차장은 이어 "수도권에서는 누구나 감염될 수 있는 상황이며, 총 12개 시도에서 확진자가 나타나고 있어 전국적인 감염으로 번지게 되지 않을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16일 서울·경기지역 거리두기를 1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한 바 있다. 2단계 방역조치 방안을 따른다면, 고위험 시설과 공공시설은 운영이 중단되며 실내 50인·실외 100인 이상 모임도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정부는 지난 15일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 방침을 밝히면서 2주간 상황을 지켜본 뒤 호전되지 않을 경우 유보 조치까지 모두 실행하는 단계로 가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후 상황이 심각해지자 결정을 앞당겼다.
박 1차장은 "이번 교회(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의 집단감염은 1차 전파에 그치지 않고 다른 교회, 다중이용시설, 8·15 집회 등을 통해 2차, 3차 전파로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코로나19와 긴 전투 과정에서 방역당국이 믿을 수 있는 가장 큰 무기는 국민의 협조와 참여"라며 "모임과 외출 자제, 마스크 착용,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을 철저하게 준수해 달라"고 재차 당부했다.
한편 부산시 기장군은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자 18일부터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에 준하는 강도 높은 조치를 시행하고,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모든 행정력을 동원한다.
이에 따라 기장 현대차 드림볼파크, 좌광천 야구장, 월드컵빌리지, 철마체육시설, 소두방체육공원 등 실외체육시설과 기장도서관, 정관도서관, 정관어린이도서관, 기장디지털도서관, 대라다목적도서관, 고촌어울림도서관, 내리새라도서관 등 7개 공공도서관이 전면 임시휴관에 들어간다.
또 군이 주최 및 주관하는 모든 모임과 행사, 교육 등 집합 행사도 일체 중단한다. 차성아트홀을 비롯한 군청 대회의실, 읍면 회의실 대관도 금지한다. 이장 회의도 비대면으로 시행하고 주간 업무 보고도 2m 거리 두기를 유지해 차성 아트홀에서 진행된다.
군청과 읍면 청사 등 공공시설에는 앞으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출입할 수 없다.
확진자 급증에 따라 부산 등교 일정도 조정됐다. 부산시 교육청은 최근 부산기계공고, 부경보건고 등 학교발(發)감염이 급증함에 따라 18~21일 나흘간 등교할 예정이었던 유치원 300곳과 초중고 26곳 등 총 326곳을 원격수업으로 전환 조치했다. 또 이 기간 방과후학교는 원격수업으로 하거나 아예 운영을 중단한다. 다만 유·초등 긴급돌봄은 시행한다.
이어 지난 17일부터 시작된 부산시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방침에 따라, 24일 이후에는 유·초·중은 3분의 1로, 고교는 3분의 2로 등교인원을 제한하는 등 추가 조치할 방침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상황을 지켜본 뒤 다음 주 등교제한, 원격수업 전환 여부 등을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