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스포츠 뉴스 댓글 27일부터 폐지
9월 10일부터는 스포츠 영상댓글도 폐지해 스포츠 스타들, 댓글로 지속적인 고통 받아
지난 7일, 스포츠뉴스의 댓글서비스를 잠정 중단하기로 선언한 네이버가 서비스 종료 일정을 발표했다.
네이버는 오는 27일부터 스포츠 뉴스에서의 댓글과, 9월 10일부터는 스포츠 영상에서 댓글 서비스를 잠정 종료한다고 밝혔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 7일 스포츠뉴스 댓글을 잠정 종료한 바 있다.
네이버 측은 “댓글을 통한 가치와 응원하는 즐거움을 지켜가고 싶었지만, 최근 ‘악성’ 댓글의 수위와 그로 인해 상처 받는 선수들의 고통이 간과할 수준을 넘는다는 판단에 따랐다”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2007년 처음 시작한 스포츠 뉴스의 댓글 서비스는 댓글 이용자들의 호평을 받아왔다. 올림픽이나 월드컵같은 국가대항전 경기가 열리던 시기에는 댓글 공간에서 국민들이 기쁨과 아쉬움을 느끼는 공간으로 소통의 장이 되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스포츠에 대한 정보가 없는 경우 댓글을 통해 정보를 얻어가는 사람들도 종종 있었다. 이렇게 스포츠 뉴스의 댓글은 정보 공유의 장이 되기도 하는 등 순기능을 보였다.
하지만 일부 선수들을 표적으로 명예를 훼손하고 비하하는 댓글들이 꾸준히 생산되기 시작했다. 특히 2013년에 좋은 댓글 작성자에게 포인트를 부여하는 '스포츠 댓글 사용자 등급'이 도입되면서 악플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네이버가 도입한 ‘등급 시스템’은 다른 이용자들에게서 공감을 많이 얻어낼수록 등급이 빠르게 오른다. 이를 노리고 작성자들은 특정 선수를 조롱하거나 비방하는 댓글들을 무수히 생산해왔다. ‘좋은 댓글 작성자’에게 주는 포인트를 부여한다는 네이버의 취지가 무색해진 셈이다.
그동안 스포츠 스타들은 많은 악플에 시달렸다. 한 악플러는 수년간 4만 7000개의 댓글을 써가며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의 내야수 박병호를 비난했고, LG 트윈스의 내야수 오지환은 변호사를 통해 악플러들에게 적극적인 법률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유명 프로야구 선수들이 다수 소속되어 있는 리코스포츠에이전시는 SNS를 통해 “소속 선수들에 대한 댓글, 다이렉트 메시지, 커뮤니티 게시물 등을 통한 모욕, 허위사실 유포, 명예 훼손, 업무 방해 등에 대해 법적으로 대처하기로 결정했다”며 악플러들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네이버는 “댓글이 중단되는 동안 기술적인 솔루션을 고도화하고, 그 실효성이 담보되면 댓글 중단 해지에 대한 논의를 재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