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인종차별 당했다? ...토트넘 다큐멘터리 논란
소속팀 다큐에서 방영된 논란의 장면 주장인 요리스가 손흥민에게 소리질러 서로 존중했더라면 하는 아쉬움 남아
지난 8월 31일 축구선수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 핫스퍼의 다큐멘터리 <ALL OR NOTHING>이 공개됐다. 이는 미국 글로벌 유료 채널인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에서 시청할 수 있으며 국내에는 방영되지 않았다.
<ALL OR NOTHING>은 최근 토트넘 핫스퍼의 거의 모든 것을 담았다고 봐도 무리가 없다. 감독의 경질과 새로운 감독의 부임, 라커룸에서의 대화 등 팬이어도 쉽게 알기 힘든 장면들이 담겨 화제가 됐다. 하지만 그런 장면 외에도 국내 팬들의 눈길을 끈 장면이 있었으니, 바로 골키퍼이면서 주장을 겸하는 휴고 요리스가 손흥민과 언쟁을 하는 장면이었다.
해당 장면은 사실 지난 7월 7일 토트넘과 에버튼의 경기에서 생중계됐다. 전반전이 끝나고 휴고 요리스가 손흥민에게 달려가 말싸움을 벌이는 장면으로 이미 화제가 된 바 있다. 다큐멘터리에서는 그 이후의 장면이 방영된 것이다. 그 장면이 공개된 후 많은 국내 팬들은 “손흥민이 아시아인이 아니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라며 일종의 인종차별이라고 주장했다. 과연 어떤 이유에서 그렇게 주장할 수 있었을까.
먼저 굳이 손흥민에게만 뭐라고 할 이유가 없었다는 것이다. 요리스는 손흥민에게 상대의 역습 상황에서 수비 복귀를 빠르게 하지 않았다고 소리쳤다. 그러나 손흥민은 이제 막 스프린트를 끝낸 상황이었고, 본인의 실수로 상대의 역습 기회를 준 것도 아니었다. 상대적으로 다른 선수들이 더 쉽게 수비에 복귀할 수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굳이 손흥민에게만 가서 언쟁을 벌인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다른 동료 선수들의 태도다. 분명 소리치며 화내고 있는 쪽은 요리스였다. 그러나 다른 선수들은 요리스를 진정시키고 손흥민은 밀치며 라커룸으로 밀어넣었다. 전후 상황을 모르고 본다면 오히려 손흥민의 잘못으로 비춰질 여지가 있었다. 오히려 손흥민을 진정시키고, 요리스를 그에게서 떨어뜨려 놓는 게 옳은 행동이었을지도 모른다.
이에 대해서 영국 현지의 분위기를 경험한 사람은 뭐라고 생각할까. 실제로 영국에서 유학을 하고 현재는 코로나로 인해 한국에 거주 중인 서명환(부산시 연제구) 씨는 “인종차별이라기보다는 만만한 아시아인을 겨냥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상대적으로 아시아인은 유럽인들보다 순하고 유약한 이미지를 갖고 있다"며 “다른 선수에게 똑같이 소리쳤으면 심하게 싸워 분위기가 매우 안 좋아졌을 것"이라고 했다. 비교적 순종적인 아시아인인 손흥민을 희생양 삼아 다른 선수들에게 경각심을 심어주려고 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수년을 함께 해온 요리스가 손흥민에게 인종적 우월감을 가지고 소리쳤다고는 보지 않는다. 그러나 손흥민을 향한 존중이 조금 더 있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