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유튜브 채널 '팀 아짐키아', 한국인들 사이에 인기..."방글라데시 사람들 놀리는 것 아닌가?"

한국인이 돈 내고 특정 말이나 행동 요구하면, 이들이 그대로 흉내 낸다 어설픈 한국어 발음으로, 시키는 대로 망말 외치기도 일부 네티즌, "다른 나라 사람들을 골리는 행동 아닌가" 자성 목소리

2020-10-18     부산시 해운대구 조재민

최근 방글라데시 유튜브 채널 ‘팀 아짐키아(team azimkiya)’가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들은 한국 시청자들이 춤이나 한국말 따라하기 등을 돈을 내고 신청하면 어설픈 한국어 발음으로 한국 단어를 그대로 따라하거나 우스꽝스러운 춤을 춘다. 이들이 추는 춤은 멋진 안무가 없는 ‘막춤’ 인데도 이들의 영상이 한국인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이에 따라 국내 네티즌들 사이에서 “신나게 춤을 추는 (방글라데시) 학생들이 재밌다”, “이들을 구경거리로 삼는 건 보기 불편하다” 등으로 의견이 분분하다.

먼저 이들 방글라데시 사람들을 보면, 나는 정글에 사는 원주민을 떠올린다. 이들은 숲이 우거진 공간에서 상체는 탈의한 채 호피무늬 치마를 입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중 선생님으로 보이는 청년 한 명이 한국 시청자가 부탁한 대로 칠판 또는 피켓에 적힌 한국어를 읽으면, 학생들도 어설프게 따라 읽는다. “대머리 깎아라”, “XX 새끼” 등 욕설 및 부정적인 뜻을 알 리 없는 학생들이 그저 선생님 말을 따라하며 춤을 추는 게 이 영상의 웃음 코드다. 그들의 말 가운데는 “코로나19 이겨내자”, “자살은 나쁜 것입니다” 등 별반 부정적인 내용이 아닌 메시지도 있지만, 조회수가 높은 영상은 그 속에 자극적이고 말도 안되는 망말 수준의 문구가 대부분이다.

방글라데시

나는 이들의 영상을 보기가 불편했다. 국내 시청자들로부터 ‘민족중심주의(자신이 속한 집단의 문화는 다른 집단의 문화보다 우월하다고 보는 태도)’를 야기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방글라데시 학생들의 복장을 포함해 문명과 동떨어진 ‘원시 부족’이 하는 말과 행동이라는 웃음 코드를 보면서, 나는 결코 웃을 수 없었다. 더 나아가 국가(방글라데시)에 대한 왜곡된 이미지가 한국 사람들 사이에 구축되고 일반화될 게 우려됐다. 

이들이 영상에서 전달하는 메시지는 모두 신청제다. 한국 의뢰인이 G메일로 15달러(한화 기준 약 1만 7400원)와 함께 한글 문구를 적어 보내면, 영상을 만들어 보여준다. 이들은 돈만 주면 의미도 모르는 문구를 신나게 외치며 춤을 춘다. 우리는 무의식 중에 이들을 ‘웃음거리로 삼아도 괜찮은 사람들’로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나는 이들이 돈도 벌고 재미를 위해 영상을 만들었다고 하더라도, 이들이 입고 있는 원주민 복장과 우스꽝스러운 춤 등은 방글라데시 사람들과 그들의 문화를 모욕하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희극 배우 찰리 채플린은 “인생은 가까이에서 보면 비극,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고 했다. 이처럼 '아짐키아'의 영상을 보고 웃는 우리의 웃음이 ‘건강한 웃음’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단지 무비판적으로 유튜브에서 보이는 세상을 보고 즐거워할 게 아니라, 그들의 말과 행동을 자세히 관찰하고 그 속에서 비인간적이거나 비문맹적 요소가 있으면 돌아서는 게 순리 아닐까?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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