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뜨거운 ‘여성 징병제’에 내가 찬성하는 이유
KBS 설문, 여성 징병제 과반 이상 찬성 모병제는 현실성 떨어진다는 우려 있어
최근 군 체계개편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뜨겁다. KBS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절반 이상이 모병제를 찬성했다는 결과가 나온 가운데, 여성 징병제 도입을 촉구하는 국민청원도 올라와 화제가 되고 있다.
KBS 인터넷 설문에 따르면, ‘모병제 도입’과 관련해 응답자의 61.5%가 찬성했고, 반대한다는 의견은 28.8%였다. 지난달 22일부터 24일까지 1012명의 국민 패널을 통해 진행한 해당 설문조사는 주민등록통계(2020년 8월) 기준으로 성·연령·지역별 비례할당 후 무작위 추출로 진행했다.
모병제에 찬성하는 주된 근거로는 '전문성을 높여 국방력을 강화하기 때문'(32.9%)이었다. 하지만 이는 아직 우리가 휴전국가인 점을 고려해볼 때 남녀 모두 국방의 의무를 지고 있는 북한에 비해 우리나라의 병력이 부족해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를 낳는다.
현재 모병제를 실시하고 있는 미군도 전환 후 인력이 부족해 외국인까지 입대를 허가하기도 했다. 특히 육군은 지원병이 매우 감소해 최저 수준의 병력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현재 모병제를 채택한다면 지원자가 부족한 상황이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나는 모병제 도입에 대한 논의 이전에 여성 징병제가 먼저 실시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KBS의 동일한 설문에서 ‘여성 징병제 도입’ 문항에는 52.8%가 찬성, 35.4%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감소에 대비해 병력구조 개편을 희망하는 의견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여성 징병제가 실시되면 훈련은 남성과 동일하게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생물학적 현상인 월경 등이 국민의 의무를 다하는 것과는 별개라는 국민청원 내용에 동의한다. 훈련에 큰 지장을 줄 상황에서는 '훈련 열외' 등의 방법을 논의해볼 수 있다.
모든 국민이 가지는 국방의 의무를 오로지 남성만 수행하고 있는 것이 공평하지 않다는 이야기는 오래전부터 계속돼 왔다. CIA World Factbook에 따르면, 남녀 모두 의무복무제를 시행하고 있는 나라는 북한, 에리트레아공화국, 이스라엘, 리비아, 말레이시아, 노르웨이, 스웨덴, 네덜란드, 페루, 중국, 그리고 타이완 등 11개국이다.
‘부족할 것으로 예측하는 여성의 신체 능력’, ‘수용 공간 마련을 위한 예산 문제’, ‘성희롱 등 범죄로 기강해이 발생’ 등이 여성 징병제가 도입 시 논의할 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모든 여성이 신체 능력이 부족하지 않다. 만약 신체 능력이 부족한 여성의 경우는 현재 남성이 군 복무를 신청할 시 조건이 맞지 않을 경우 대체복무를 하는 것과 같은 방법으로 책임을 다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여성 징병제를 채택할 시 여성의 생필품이나 수용 공간 마련을 위해 예산이 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국방의 의무를 함께 질 수 있고, 미래 인구감소에 대비할 수 있다면 진지하게 세부적인 논의를 진행해야 할 때다. 일정 기간을 단계적으로 기간을 나눠 서서히 여성 징병제를 정착시킨다면 사회적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다.
성희롱 등 범죄가 발생하지 않도록 군대의 기강을 확실하게 잡아나가는 것 또한 필요할 것이다. 모병제를 채택한 미국에서도 하루 50건 정도의 군대 내 성폭력이 보고된 바 있다. 이부터 개선된다면, 성희롱 등의 범죄도 줄어들 수 있다. 이와 동시에 우리나라에 현재 여전히 남아있는 고전적 군사체계에도 변화의 바람이 필요하다. 현재 여군 내에서도 발생하고 있는 성범죄를 없애기 위해서는 보다 강력한 처벌법을 강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