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대포 생태탐방로’는 단풍보다 붉은 일몰 낙조로 사람 부르는 ‘노을 맛집’
낙조 붉은 다대포 해수욕장 인근 자연습지가 생태탐방로로 재탄생 노을 배경 인생샷 건지려는 전국구 방문객으로 저녁마다 인산인해 붉은 노을 질 때면, 여기저기서 감탄사 만발...어디를 찍어도 명품
“노랗게 노랗게 물들었네/빨갛게 빨갛게 물들었네…”라는 동요 <가을 길>의 한 구절이 생각나는 알록달록한 계절, 가을이다. 높고 푸른 하늘을 자랑하는 가을은 어디론가 떠나고만 싶은 여행의 계절이다. 코로나 사태가 길어지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이 된 지금, 선뜻 여행길에 오르기란 쉽지 않다. 그래도 답답한 마음을 달래줄 곳이 정말 그립다면, 노을이 아름다워서 ‘노을 맛집’이란 별칭을 자랑하는 부산의 ‘다대포 생태탐방로’를 찾아보는 것을 어떨까.
다대포 생태탐방로는 부산의 사하구 다대동에 있는 다대포 해수욕장의 자연습지를 중심으로 조성된 산책길이다. 다대포 해수욕장의 왼쪽에 있는 노을정 휴게소(노을을 볼 수 있는 정자가 있다)에서 오른쪽으로 다대포해변공원 중앙주차장까지 길이 653m, 폭 3~20m 규모의 목재데크로 조성된 걷기 좋은 산책로다. 다대포 해수욕장이 부산의 서남쪽에 위치하고 있어서, 이곳에서는 저녁에 서쪽을 보면 아름다운 일몰을 감상할 수 있으며, 사진 깨나 찍는 사람들에게는 대한민국에서 손에 꼽히는 출사지이기도 하다. 또한 다대포 해수욕장은 부산하면 유명한 해운대나 광안리 해수욕장과는 달리 낙동강과 바다가 만나는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부산에서 유일하게 모래갯벌을 거닐고 조개나 게 등을 잡는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다대포 백사장은 은백색을 띄고 있어서 남미 볼리비아의 우유니 소금사막을 연상케 한다고 해서 ‘다대포 우유니’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다대포 생태탐방로는 백사장 모래가 침식돼 해수욕장의 기능이 위축되고 있는 다대포 해수욕장 일대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2008년부터 2015년 12월까지 8년간 실시된 연안정비사업을 통해 준공됐다. 다대포 해수욕장 관계자에 따르면, 다대포 해수욕장 연간 방문객 수는 2014년 247만여 명, 2015년 433만여 명, 2016년 567만여 명, 2017년 732만여 명으로 실제 연안정비사업 이후 크게 증가했다.
다대포 생태탐방로로 오는 길은 부산역을 기준으로 지하철 1호선의 다대포 방면 지하철을 이용하는 게 가장 쉬우며, 약 50분 정도 소요된다. 부산역에서 1000번이나 2번 버스를 타면 약 한 시간 정도가 소요되며, 환승하지 않고 다대포 정류장에서 내리면 된다. 다대포 해변공원 공영 주차장이 있어 자차를 이용해도 주차에 큰 불편이 없다.
노을정 휴게소는 생태탐방로의 시작점으로, 2층 정자가 있어서 그 위로 올라가면 아름다운 바다와 노을을 감상할 수 있다. 그 옆으로는 생태체험장 안내소가 있다. 생태체험장 안내소에서는 조개와 게 종류를 캐서 학습용으로 관찰할 수 있는 갯벌 생태체험에 관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한성희(34, 부산시 동래구) 씨는 “멀리 가지 않고도 부산에서 아이와 함께 갯벌체험을 할 수 있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색다른 추억을 만들 수 있어 좋은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다대포 생태탐방로는 최고의 일몰을 자랑하는 노을 맛집답다. 마치 캔버스에 물감으로 빨갛게 칠한 듯 한 폭의 그림 같은 모습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서영(21, 부산시 남구) 씨는 “코로나 때문에 해외여행도 못 가고 너무 답답했는데, 여기 와서 붉게 물든 노을을 보고 있으니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유수민(18, 부산시 강서구) 양은 “원래부터 아름답다는 얘기는 많이 들었지만 실제로 와본 것은 오늘이 처음이다. 일몰이 너무 예쁜 것 같다"며 감탄했다.
노을은 빨갛게 물든 단풍 같은 하늘이 된다. 이 색조의 미학을 그저 바라만 보고 있을 순 없다. 방문객들은 저마다 노을을 배경 삼아 사진을 찍느라 바쁘다. 한 직장인(27)은 “배경이 예뻐서 그런지 친구가 찍어주는 사진마다 다 잘 나오는 것 같다. 이렇게 예쁜 노을도 보고 인생 샷도 건지고 일석이조가 따로 없다"며 미소 지었다.
다대포 생태탐방로는 노을만 예쁜 것이 아니다. 노을이 지는 풍경에 멈춘 발걸음이 야경에 또 한 번 멈춘다. 관광객 김수진(23, 대구시 달서구) 씨는 “오늘 여기서 해가 떠있을 때와 질 때, 그리고 지고 난 뒤 이 세 가지 풍경을 다 봤다. 남자친구는 해가 질 때가 가장 예쁘다고 하는데, 나는 켜진 조명들을 보니 야경이 더 예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다대포 해수욕장 근처에는 커피를 마시며 노을을 감상할 수 있는 카페도 많고 근처 음식점엔 대부분 노을 전망을 자랑한다. 그중, 바닷가답게 싱싱한 해산물을 자랑하는 맛집들이 있다. 최근 SNS에서 굉장히 핫한 감성 포장마차 ‘할매집’이 그중 하나다. 할매집은 탁 트인 바다의 풍경과 싱싱한 해산물로 손님들을 사로잡고 있다.
다대포 해수욕장 관계자는 “다대포는 다른 해수욕장들과는 달리 큰 공원이 인접해있어 가족단위로 찾을 수 있는 곳이다. 노을 명소로 유명해서 사진을 찍으러 많이 온다. 앞으로도 많이 방문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