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자아 이론처럼, SNS에 올린 사진과 말은 남을 위한 위장된 ‘나’
남 시선 보고 신경 쓰면, 우리는 진짜 ‘나’ 잊는다 보여주기보다 소신대로 사는 ‘나’가 필요
나는 자신의 SNS에 방문한 사람이 올린 댓글의 반응이나 피드백을 보고 그들에게 부합하려는 방향으로 행동하게 된다는 기사를 접했다. 나 또한 SNS 활동을 꾸준히 하면서, 좋아요 횟수나 댓글의 빈도, 혹은 사람들의 반응을 계속 신경 썼다.
내가 올린 글이나 사진에 좋아요와 댓글이 달림으로써 사람들의 반응을 살피고 그것에 끼워 맞춰 SNS에서의 나 자신을 가꿨다. 남이 내게 좋아요나 좋은 반응의 댓글을 달면 나도 상대에게 똑같이 좋아요와 댓글을 다는 행동도 했다.
거울 자아(looking-glass self) 이론이 생각난다. 거울 자아 이론은 남이 보는 나를 상상하며 나의 외모나 성격 등을 변경하는 것 등을 말한다. 요즘 SNS에서 나타나는 대부분의 사람들 행동이나 말은 거의 거울 자아 놀이가 아닐까?
대게 오프라인 인간관계와 온라인 인간관계는 비슷하지만 다르다. 남이 나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 나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게 되고, 남이 나에게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면 역시 나도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SNS에서도 그렇다. 자신이 올린 글에 대한 평가로 나는 울고 웃는다. 그 사이에 나는 남들의 평가에 자신을 부합하려는 행동 경향을 보이게 된다.
SNS에서 비치는 내 모습이 어쩌면 진짜 내 모습이 아닐 수 있다. 내가 남에게 보이고 싶은, 혹은 남이 나를 이렇게 봐줬으면 하는 부분만 잘라내어 마치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을 연출한 것은 아닐까. 거울 속 나를 남들이 보는 것처럼, 우리는 남의 눈치를 살피고 타인의 의견에 반응한다. 이렇게 ‘나’지만 또 다른 ‘나’, 즉 남을 위한 나를 SNS에 노출시켜 남의 시선을 의식하고 우리는 산다. 그렇게 우리는 타인의 의견에 반응하면서 나의 ‘사회적 자아’가 형성되고 ‘사회화’된다.
SNS란 거울에 나를 자꾸 남에게 보이게 하는 것이 무슨 문제가 있을까? 나 같지 않은 나를 꾸미고 남의 시선을 신경 쓰고 눈치 보다 보면, 우리는 내가 누군지, 나 자신의 진짜 모습을 잃게 된다.
나는 지금 생각해보면 SNS에 올렸던 사진과 이야기들은 남에게 보여주기식의 메시지였고, 타인의 시선과 눈치를 살피는 어리석은 사람이었다. 사람은 소신대로 살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