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행객 5명 중 4명 "1년 내 해외여행 어려울 것"
컨슈머인사이트, 코로나19 따른 해외여행 선호도 등 조사 “해외여행 가고 싶다(열망층)”, “안 가도 된다(포기층)”로 양극화 대학생·20대 여성 욕구 큰 반면, 고령층·기능직 등 욕구 줄어
코로나19 사태로 해외여행 시장이 얼어붙었다. 이 와중에도 소비자들은 해외여행 '열망층'과 '포기층'으로 양극화되는 양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행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의 소비자동향연구소는 최근 1만 3056명을 대상으로 ‘여행과 코로나19에 대한 조사’ 결과를 24일 발표했다.
이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해외여행이 재개되더라도 단기간에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코로나 이전보다 강하게 해외여행을 원하는 사람(열망층)이 41%인 반면, 오히려 해외여행에 대한 관심이 떨어졌다(포기층)는 비율이 33%에 달했다. 억눌린 여행욕구로 해외여행 욕구가 크게 분출할 것이라는 일반적인 예상을 벗어난 결과다.
해외여행에 대한 욕구를 5점 척도로 물어본 결과, 코로나 이전과 ‘비슷하다’가 응답자의 27%로 가장 많았다. 그 뒤로 ‘매우 커졌다’가 23%, ‘매우 줄었다’가 19%, ‘약간 커졌다’가 18%로 나타났다. ‘약간 줄었다’는 응답자의 14%로 가장 낮은 비율을 차지했다.
응답자를 계층별로 나눠보면, 대학생과 20대의 과반수는 해외여행 욕구가 ‘커졌다’고 응답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여성이다. 20대 여성층이 해외여행 열망층의 핵심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뒤를 30대와 사무·기술직이 따랐다. 반면, 전업주부와 기능·작업직, 고연령층은 해외여행 욕구가 크게 줄었다. 이들은 감염병에 상대적으로 민감하거나 고용불안 및 수입 감소에 시달렸을 가능성이 큰 계층이다. 이들 중 일부는 해외여행에 대한 갈증이 분풀이식 여행소비로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해외여행 기피·포기자가 증가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여행 가능 시기를 예측하는 항목에 대해서는 1~2년 사이가 응답자의 39.4%로 가장 많았다. 2년 이상을 전망한 사람의 비율이 37.9%로 엇비슷했다. 1년 내에 해외여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는 사람은 22.7%로 가장 적었다.
선호 여행지로는 재개 시점과 상관 없이 공통적으로 유럽, 일본, 미국, 하와이, 괌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하지만 1년 안에 조기재개될 것으로 기대할수록 일본과 동남아 선호도가 높았다. 1년 이후에 재개될 것으로 본 응답자들은 하와이와 괌을 선호 여행지로 꼽았다.
조사기관인 컨슈머인사이트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단기간 내 코로나 상황이 종식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황이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았을 때는 이동시간이 짧은 곳을, 종식된 후에는 원거리의 휴양 여행지를 선호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