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를 기대하고 최악을 대비하라“... 모델 겸 배우 안시연의 도전과 열정

출생은 프랑스, 고교 때 한국 유학, 미국에서 대학 졸업 한국어, 불어, 영어 능통한 재원... 남동생도 모델로 활동 연기 통한 심리치료 전문가 ‘예술치료사’가 최종 목표

2020-11-26     취재기자 구샛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대한민국 역사 종합 관광 홍보 박물관 ‘청와대 사랑채’에 한 외국인 여성이 등장한다. 맑은 웃음을 띈 이 여배우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박물관 이곳저곳을 구경한다. 흥미로운 눈동자로 청와대의 상징인 푸른 기와를 살펴보기도 하고, 청와대 소정원 입구에 세워진 무병장수의 상징, ‘불로문’(不老門)을 재현한 모형 불로문을 가볍게 폴짝 뛰어 넘어가 보기도 한다. 이는 청와대 사랑채 홍보영상이다. 그리고 여기에 출연한 주연 여배우는 ‘실로에 앙자르디(Siloe Anzardi)’라는 프랑스 이름과 ‘안시연’이라는 한국 이름 두 개를 가지고 있다. 왜 그럴까? 그녀는 한국인 어머니와 프랑스인 아버지 사이에 태어난 다문화 자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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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시연 씨는 화장품 브랜드 아이오페, 홀리카홀리카의 뷰티 광고와 JOE&LECONTE 휴대폰 케이스, 뉴바이오 콘텍트 렌즈, 그리고 시라이트 마스크 등 유명 브랜드 모델이자 배우로서 다양한 활동 스펙트럼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에는 삼성 냉장고 광고 촬영과 부산, 서울, 거창에서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영상촬영도 했다.

안시연
안시연

안시연 씨의 남동생은 앙 자르디 디모데(안시창) 씨로 작년에 방영된 ‘프로듀스 X 101’ 의 프랑스 출신 연습생으로 유명하다. 최근에 동생 앙자르디 디모데 씨가 ‘프듀 순위조작’ 사건의 피해자로 재판부에서 직접 거론돼 논란이 된 바 있다. 그녀는 동생과 같이 한국에서 모델로 활동하며,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자 조력자가 되어주고 있다. 시연 씨는 지난해 5월 동생이 출연하는 E채널의 방송프로 ‘탑골랩소디’에 같이 출연했다. 이렇게 그녀와 동생은 함께 광고나 유튜브 촬영을 하기도 하며 서로 일을 도와준다. 안시연 씨는 “시창이와 같은 (모델) 활동을 하다 보니, 우리 오누이는 일의 힘듦을 함께 이해하고 공감하는 존재”라고 말했다.

안시연

안시연 씨는 올해 23세로 1998년 프랑스 앙제(Anger)에서 태어났다. 그녀는 한국인 어머니와 프랑스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다문화가정 자녀다. 그녀의 부모님들은 스위스에 있는 엠마오 신학대학에서 만나게 됐고, 결혼 후 프랑스에서 살았다. 그녀가 11세가 되던 2009년, 부모님은 소속된 기독교 선교단체 JDM로부터 새로운 선교지인 프랑스 리옹의 선교사로 파견됐고, 그녀는 초, 중등 교육을 그곳 프랑스 리옹에서 받았다.

안시연

안시연 씨는 어린 시절 어머니의 한국어와 아버지의 프랑스어 둘 다를 잘 구사하지 못하는 문제를 가지게 됐다. 그래서 ‘예술’을 통해 자기표현을 하는 법을 배우게 됐다.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태어날 때부터 두 가지 이상의 언어 환경에서 자라다 보니 언어 학습 능력이 또래에 비해 뒤쳐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녀 자신도 말을 잘 하지 못했고, 어릴 때 성격마저 소심해서 주변 어른들이 많이 걱정을 했다. 그때 그녀가 연기와 춤과 같은 예술 분야를 배우면서 자기표현을 하는 방법을 터득했다. 안시연 씨는 “연기(예술)가 언어를 배울 수 있는 바탕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이후 그녀는 본격적으로 예술을 배우고 싶은 꿈을 가지게 됐다. 그녀는 프랑스가 아닌 다른 나라에서 예술을 배우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고, 어머니의 주선으로 한국에서 그 꿈에 도전하게 됐다. 그녀는 고등학교 2학년이 되던 2015년 프랑스에서 서울공연예술고등학교 연기 전공으로 편입에 성공,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그후 명지전문대 뮤지컬과에 입학하여 1학년 과정을 마쳤고, 미국 보스턴에 있는 레즐리 대학교(Lesley University) 예술치료학과로 편입하게 됐는데, 예술치료가라는 꿈을 정했기 때문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이제 안시연 씨는 한국어와 프랑스어는 물론 영어까지 능통하게 됐다. 안시연 씨는 “예술을 통해 사람에게 감동과 치유를 주고 싶다는 꿈이 생긴 후 미국 대학에서 예술치료학과 상담학을 함께 배우며 연기 치료를 전문적으로 공부했다”고 말했다.

안시연 씨의 유학은 순탄하거나 여유롭지는 않았다. 오히려 낯선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힘들어했고, 홀로서기를 위해 치열하게 고군분투하는 ‘좌충우돌 격변기’였다. 미국 유학 시절, 재정적인 어려움이 커서 공부하면서도 새벽 2시까지 서빙 알바를 하며 생계를 유지해야 했다. 하지만 그녀가 그런 상황을 이겨낼 수 있었던 힘은 ‘기독교 신앙’이었다. 그녀는 “가족과 독립해 홀로 유학 생활을 할 때, 어머니께서 ‘(부모님이) 재정적으로 힘들고 도울 수 없을지 몰라도, 너의 가장 큰 인맥이자 도움이신 하나님을 따라 믿음으로 나아가라’고 말씀해주셨다”고 말했다.

안시연 씨가 현재 가지고 있는 직업인 모델과 배우는 그녀에게 예술치료사가 되기 위해 거쳐 가는 한 ‘정거장’이다. 그녀의 인생 목표는 예술치료 연기자가 되는 것이다. 그녀는 한국 사회가 아직 정신건강과나 심리 상담에 보수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녀는 자신의 특기인 상황극과 가벼운 놀이 개념으로 접근하는 예술치료를 통해 정신적으로 어려움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부담 없이 치료해 주고 싶어 한다. 안시연 씨는 “전공을 살려 연극와 연기를 통해서 정신적인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치유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안시연 씨는 23세라는 어린 나이에 많은 도전과 경험을 한 인생 선배로서 도전을 열망하는 청년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안시연 씨는 하고 싶은 게 생겼을 때 상황과 여건을 따지지 않고 담대하게, 때로는 무모하게 도전했다. 프랑스에서 서울예술고등학교 진학을 위한 한국행을 3일 만에 결정했고, 미국 유학도 한 달 만에 결정지었다. 안시연 씨는 인생의 격언으로 ‘Hope for the best, Prepare for the worst(최고를 기대하고, 최악을 준비하라)’를 말했다. 안시연 씨는 “생각 없이 도전하고, 준비됨으로 행동해야 한다.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고 최고를 기대하며 행동하는 도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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