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도 소득 양극화... 상위 1% 연평균 소득 34억 원, 99%는 3050만 원

비-김태희 부부 자산 814억, 이병헌 ‘미스터 선샤인’ 24회 출연료 총 36억 추산 기획사 스탭들 연평균 소득, 1300만~2248만 원 사이로 큰 차이 양경숙 의원, “연예계의 소득 불균형 해소 대책 필요” 지적

2020-12-10     취재기자 김현진

요즘 현대인들은 가장 편리하고 쉬운 취미로 TV나 핸드폰으로 영상을 보는 것을 택한다. 이런 매체들 속에서 가장 쉽게 우리에게 노출되는 것이 연예인이다. TV, 핸드폰 유튜브, 버스와 지하철과 같은 대중교통의 광고판, 도심 속 가게들의 포스터, 도로의 전광판 등에서 우리는 항상 연예인들을 마주친다. 연예인의 배우자, 자녀, 형제, 심지어 시부모나 장인 장모도 보기 어렵지 않다. 그래서 우리의 일상적인 대화도 연예인 얘기가 빠지면 섭섭할 정도다. 우리들 눈과 입에서 항상 연예인을 달고 사는 대한민국은 ‘연예인 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은

최근 아이린이 기획사 스탭 멤버에게 갑질을 했다고 해서 화제가 됐다. 그런데 잘 나가는 연예인과 그 연예인을 돕는 스탭 사이에는 갑을 관계가 형성돼 있으며, 그 원인은 그들의 소득에 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돈을 많이 벌게 해주는 연예인과 그런 연예인을 기반으로 회사를 운영하는 기획사, 그들에 예속된 스탭들 등, 최근 연예계의 소득 불균형, 또는 소득 양극화 현상이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연예인 공화국'에서 연예인은 ‘신흥귀족’이라 불린다. 한번 뜨게 되면 일반인 월급의 몇 배 이상을 벌기 때문이다. 여러 매체에 따르면, 인기배우 이병헌은 <미스터 션사인> 회당 출연료로 1억 5000만 원을 받았다. 총 24부작 드라마로 총 36억 원을 받은 셈이다. 또 <슬기로운 의사생활>에 출연한 배우 조정석의 출연료는 회당 7000만 원으로 12부작 기준 총 8억 4000만 원을 받았다. 연예인들은 높은 수입을 얻고 덩달아 그들의 가치도 상승하면서 어마어마한 재력을 갖게 된다. KBS2 13회차 <연중 라이브>의 ‘차트를 달리는 여자’ 코너에서 부동산&땅 부자 연예인을 선정했다. 방송에 따르면, 비, 김태희 부부가 무려 814억의 부동산 자산을 갖고 있었다.

방송에

그렇지만 이건 연예인으로서 엄청나게 성공한 ‘상위 1%’들의 이야기다. 우리가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나머지 99%’의 연예인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에게 제출한 국세청의 2018년도 업종별 연예인 수입금액 현황을 보면, 2018년 소득을 신고한 가수 6372명이 벌어들인 연 소득은 총 4095억 원, 1인당 평균 소득은 6428만 원이다. 이 중 소득 상위 1%인 63명은 2171억 6000만 원, 1인당 평균은 34억 4698만 원을 벌었지만, 나머지 99%의 1인당 소득은 3050만 원이다. 상위 1% 가수의 소득은 나머지 99% 무려 ‘113’배에 달한다. 배우업계도 마찬가지다. 상위 1%인 180명의 소득은 3064억 6000만 원으로 전체 수익의 46.9%를 차지했다.

잘나가는 연예인, 대중의 인기를 듬뿍 받는 연예인, 팬이 엄청 많은 연예인, 성공한 슈퍼스타만이 이렇게 수익을 싹쓸이해 가는 ‘부의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 양경숙 의원실은 시빅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업종별로 연예인 소득 격차가 확대되는 추세다. 예술인 고용보험제도로 저소득 연예인들의 생계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MBN에서 방영 중인 <미쓰백> 프로그램에서 아이돌 그룹 스텔라의 전 멤버인 김가영 씨는 “7년 계약을 다 끝내고 나왔지만 7년간 수익으로 1000만 원밖에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방송을 본 이윤선(22, 부산시 사상구) 씨는 “연예인의 빛나는 모습만 자주 접해서 이런 뒷면이 있을 줄은 몰랐다. 연예인의 수입이 비슷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수익구조의 변화가 생기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이돌의

수익구조 변화의 필요성은 연예계 스탭에게도 적용된다. 연예인공화국 속에서 ‘인기 있는 연예인’은 오로지 세상에 ‘한 명’만 존재하기 때문에 그들은 다른 인물로 대체 불가능하다. 이런 이유로 연예인의 가치는 더 높아지면서 연예인이 ‘신격화’된다. 최근 이슈가 된 걸 그룹 레드벨벳 멤버인 아이린의 갑질 사건이 바로 신격화된 연예인의 부작용이다. 시빅뉴스 보도에 따르면, 아이린이 베테랑 스타일리스트에게 폭언과 갑질을 했고, 사과도 없이 떠났다고 했다. 이에 아이린의 절실한 팬인 황예지(22, 대구시 북구) 씨는 “사람이 실수할 수 있다. 아이린을 계속 응원하겠지만, 이번 사태로 연예인들은 경각심을 깨닫고 연예계 스탭들의 처우가 개선됐으면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잘나가는 연예인과 달리 연예계 스탭들은 박봉에 시달린다. ‘잡 플랫닛’에 등록된 기획사 평균연봉에 따르면,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는 최저연봉이 1300만 원, 최저 월급은 약 109만 원이다. 평균연봉은 2196만 원으로 월급은 183만 원이다. 배우 기획사인 나무엑터스의 최저연봉은 1620만 원으로 월급은 135만 원이고, 평균연봉은 2248만 원이다. 다른 기획사들도 대체적으로 위와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장미경(50, 울산시 동구) 씨는 “연예인 걱정은 하는 게 아니라지만, 연예인 스탭 걱정은 해도 될 것 같다”며 “연예인의 수입이 스탭에게 더 많이 이전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 최근 떠오르는 연예인 ‘트렁크 이벤트’에 대한 문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트렁크 이벤트는 드라마나 영화 촬영 종료를 축하하는 의미에서 스탭들이 연예인들에게 연예인 차 트렁크 내부를 이쁘게 꾸며 서프라이즈 이벤트를 열어 주는 것을 말한다. 언론보도를 종합하면, 이런 트렁크 이벤트 비용은 현장 스탭 중에서 팀장이나 또는 팀원들이 추렴하기도 한다고 한다. 이런 이벤트 뉴스를 접한 대학생 함수빈(22) 씨는 “연예인만큼은 아니더라도 그들을 뒤받쳐 주기 위해서 스탭들이 열심히 일했을 텐데 그렇게 하고도 또 연예인을 위해 이벤트를 해주는 것은, 대학생들이 조별과제할 때 내가 팀장으로 과제를 성공적으로 마쳤는데, 다른 조원이 칭찬받는 기분일 것 같다”고 말했다.

박봉에

상위 1% 연예인이 받는 어마어마한 수입, 스타들을 빛내기 위해 뒤에서 노력하는 수많은 스탭의 수입과 처우에 대해서 어떤 견해를 가지고 있는지 여러 연예기획사에 메일로 문의해봤지만, 그들에게서는 어떠한 입장도 들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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