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강국 인도네시아 사람들, "헐!", "어머!", "형" 온라인에서 수시 애용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는 이제 자국어처럼 사용
‘형’은 인도네시아에서 남녀 구분 안하고 ‘쌤’, ‘님’이란 호칭으로 사용
2021-12-20 취재기자 테레사
한류 인기는 이제 전 세계 어디서든 폭풍처럼 유행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얼마전 끝난 한국 드라마 <스타트업>이 큰 주목을 받았다. 그런데 인도네시아의 넷플릭스와 케이블 TV에서 간편하게 접할 수 있는 한국 드라마는 최근 인도네시아 사람들의 언어 생활에 영향을 미치고 있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최근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일상 생활에서 자연스럽게 한국어 감탄사를 사용하고 있다. BTS의 전 세계 팬덤 중 세계 3위를 차지할 정도로 한류 팬 층이 두꺼운 인도네시아에서 한국어 사용이 늘고 있다. 간단한 인사인 “안녕하세요”와 “감사합니다”는 젊은 층은 물론 나이든 사람들도 사용할 정도였는데, 최근엔 한국어 감탄사 사용이 들고 있다. 과거엔 한국문화를 좋아하는 사람들만 사용하던 감탄사들이 이제는 사용 계층이 넓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인도네시아 10대와 20대가 자주 쓰는 한국어 감탄사 중에는 ‘어머’와 ‘헐’이 있다. 이들은 특히 온라인 메시지를 보낼 때 어머와 헐을 많이 사용한다. 그 의미도 한국인이 쓰는 것을 그대로 같은 상황에서 사용한다.
그런데 최근에는 ‘형’이란 단어가 갑자기 유행하고 있다. 특히 트위터에서 어느새 한국어로 번역하면 님(Mr.) 같은 호칭의 의미로 인도네시아 트위터들이 000 ‘형’으로 부르는 유행이 시작되고 있다. 처음에는 아이돌 팬들끼리 형이란 말을 사용했지만 지금은 그냥 인도네시아 트위터 들이 상대방을 높여 부르는 호칭으로 형을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친한 나이 많은 남자의 호칭인 형을 성별을 구별하지 않고 형으로 부르고 있다. 한국어 형이 성별을 따지지 않고 사용되는 것이다. 현재 자카르타에서 거주하고 있는 한국 교포 신은비 씨는 “여자인 나에게 형이라고 부르는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있어서 이상했다. 형 소리를 들으니 오히려 민망했다”고 말했다. 중학교 2학년 아유(Ayu) 양은 “어느 순간부터 BTS 팬덤인 아미들이 자기 친구들끼리 형으로 부르다가 그게 사회 전체로 퍼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데위(Dewi) 씨는 “남녀 구분 없이 형이라고 부르는 것은 잘 못 된 것이다. 형을 마구 쓰는 유행이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형의 의미가 제대로 널리 알려지면서 형이란 한국어 사용이 조금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인도시아에서는 트위터 용어로 형이란 한국어 단어가 ‘쌤’ 또한 ‘님’이란 의미의 애칭으로 자리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