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새해는 집에서 맞이하세요”… 해돋이·제야의 종 행사, 비대면으로 생중계 예정

중앙재난대책안전본부, 연말연시 특별강화 방역조치 권고 정동진, 울산 간절곶 등 해맞이 관광명소 전면 폐쇄 해운대, 광안리 등 부산시 내 해수욕장 7곳도 출입 금지 일출과 타종행사는 TV방송과 SNS로 생중계 예정

2021-12-29     취재기자 김수빈
매일 아침 떠오르는 해지만, 한 해의 첫날 떠오르는 해의 의미는 분명 남다르다. 연말연시, 사람들은 해돋이가 잘 보이는 일출 명소를 찾아간다. 그리고 사람들은 솟아오르는 해를 바라보며 한 해 동안 이루고 싶은 꿈과 목표들을 마음속으로 외쳐본다. 어떤 다짐을 하면 왠지 그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만 같고, 또 해님이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도와줄 것만 같다. 하지만 아쉽게도 2021년 새해는 집안에서 맞이해야겠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및 확산 예방을 위해 정부와 지자체에서 연말연시 특별방역 강화조치를 권고했기 때문이다. 중앙재난대책안전본부(중대본)는 24일 0시부터 1월 3일 24시까지 전국적으로 연말연시 특별 방역 강화조치를 시행한다고 지난 22일 발표했다. 연말연시 많은 사람들이 모여 감염이 확산될 것을 우려해 방역에 더욱 박차를 가한 것이다. 먼저 고위험시설 방역 관리다. 종교시설은 예배, 미사, 법회, 시일식 등을 모두 비대면으로 진행해야 하며 종교시설에서 모임이나 식사를 주관할 수 없다. 요양·정신병원에선 시설 내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고, 병원 종사자 간 사적 모임을 가져선 안 된다. 또한, 수도권에 있는 요양·정신병원은 1주, 비수도권에선 2주마다 병원 종사자의 분자진단(PCR) 검사를 실시해야 한다. 이외 취약시설인 외국인 노동자 밀집 거주지역이나 콜센터 등에선 집중 현장 점검을 실시한다. 연말연시 사람들의 사적 모임 최소화를 위한 관리 조치 역시 이뤄진다. 사람들은 5인 이상 사적 모임이나 파티, 회식 등을 해선 안 된다. 이는 식당에서도 마찬가지다. 식당에선 5인 이상 동반과 예약이 금지된다. 또한, 시설 면적 50㎡ 이상의 식당에선 ‘테이블 간 1m 거리 두기’, ‘좌석 또는 테이블 간 띄워 앉기’, ‘테이블 간 칸막이 설치’ 중 한 가지 항목을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 식당 내 방역 사항을 지키지 않을 경우, 식당 운영자는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이용자는 1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해야 한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선 출입 시 발열 체크를 의무화해야 한다. 시식, 시음, 견본품과 휴게실, 의자 등 이용객 휴식 공간 이용 역시 금지된다. 이같은 정부의 방역 조치에 대해 정 모(52, 부산시 해운대구) 씨는 “요즘 같은 코로나 상황에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는 당연히 더욱 강력한 권고 조치가 내려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가족들과 밖에 나가서 기분 좋게 외식을 하고 싶기도 한데, 올해는 가족 모두 집에 모여서 따뜻하게 보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 씨는 "내년엔 코로나 상황이 빨리 정리돼서 밖에서 외식하며 한 해를 마무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부산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공공시설과 겨울철 레저시설도 올해는 이용하기 어렵다. 영화관에선 좌석 간 한 칸씩 띄워 앉아야 하며, 오후 9시 이후 운영을 중단해야 한다. 공연장의 경우, 좌석 간 두 칸씩 띄워 앉아야 한다. 각종 숙박 시설에선 객실의 50% 이내로 예약을 제한한다. 하지만 이미 50% 이상의 예약이 완료됐거나 객실 정원을 초과하는 예약이 발생했을 경우, 이용객들에게 예약 취소 절차 및 환불 규정을 안내해줘야 한다. 또한, 스키장과 눈썰매장과 같은 겨울 레저시설은 집합 금지이며, 정동진, 울산 간절곶, 포항 호미곶, 제주 한라산과 성산 일출봉 등 해넘이, 해맞이 등  연말연시 관광명소나 국공립공원들은 모두 폐쇄된다. 권고 조치로 예약해뒀던 호텔 숙박을 취소한 김민수(24, 울산시 중구) 씨는 “연말에 친구들과 함께 호텔 방에서 시간을 보내려고 예약을 했지만 취소했다. 아쉽긴 한데 지금은 어디에도 나가지 않고 집에서 안전하게 보내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다. 대신 각자 집에서 화상통화를 통해 친구들과 만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동진에서
지난 24일, 부산시에서는 중대본에서 발표한 연말연시 특별 방역 강화 조치 중 해돋이, 해맞이와 관련한 협조를 강조했다. 부산시는 오는 31일부터 1월 1일 오전 9시까지 해넘이, 해돋이 장소로 사람들이 몰릴 것을 방지해 호안 도로와 인근 공원을 포함한 부산시 내 해수욕장 7곳(해운대, 광안리, 다대포, 송도, 송정, 일광, 임랑해수욕장)을 폐쇄한다. 또한 황령산, 금정산, 이기대 등 주요 등산로와 산책로 출입 역시 시에서 통제 조치하며, 해수욕장과 등산로, 산책로 주변 공영주차장 4곳(동백사거리, 해운대광장, 수변공원, 수변 어린이공원)도 폐쇄한다. 식당은 원래 새벽 5시부터는 매장 내 식사가 가능하지만, 1월 1일은 해돋이 관광객 밀집을 대비해 오전 9시까진 포장만 가능하도록 운영 제한 시간을 당일만 연장한다. 부산시는 각종 해맞이 행사를 취소하는 대신 사람들이 랜선으로나마 관람할 수 있도록 비대면 방식으로 행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부산시에 따르면, 광안대교 2021년 카운트다운 장면, 통기타 연주 공연 등의 영상을 KNN 방송국과 협업해 내보내며, 해운대와 송정해수욕장, 청사포, 장산 정상 등 4곳의 일출 장면을 해운대 공식 유튜브로 생중계한다고 밝혔다. 김신희(22, 부산 진구) 씨는 “새해를 맞이한다는 건 한 해 중 제일 큰 행사인데, 올해엔 제대로 즐기지 못해 너무 아쉽다. 매년 가족들과 일출 명소에 가서 해돋이를 보는 것이 저희 가정의 한 해 맞이 루트였는데 이번엔 하지 못해 너무 허전하다. 그래도 지금 상황에서는 모두가 방역수칙을 잘 지키며 코로나로부터 해방될 수 있는 좋은 날을 기대하며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2월
12월
매년 1월 1일 0시에 울려 퍼지는 타종행사 역시 올해는 진행되지 않는다. 1953년 서울시의 주최로 시작된 보신각 제야의 종 타종행사도 올해 처음으로 중단된다. 하지만 서울시는 온라인 제야의 종 타종행사를 생중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람들은 tbs 교통방송과 라이브 서울, 유튜브, 페이스북 등 온라인 방송뿐만 아니라 KBS, 아리랑TV 등 지상파 방송과 케이블 방송을 통해서 제야의 종 타종행사를 관람할 수 있다. 온라인 타종 영상은 사전에 촬영한 보신각 영상과 과거 행사에서 촬영된 타종 순간을 교차 편집한 것으로 소상공인과 뮤지컬 배우, 교사 등과 배우 이정재, 김영철 등이 참여한 릴레이 응원 영상도 함께 상영된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1953년부터 한 번도 멈춤 없이 진행된 타종행사의 무대는 보신각에서 온라인으로 옮겨야 했지만, 보신각 종소리에 담긴 모두의 건강과 안녕을 기원하는 마음은 더 큰 울림을 갖게 됐다. 2020년을 뒤로 하고, 한층 더 단단하고 담대해진 마음으로 2021년 희망의 신축년을 함께 일궈가자”고 새해 인사를 전했다.  매년 용두산 공원에서 이뤄졌던 부산 타종식 역시 비대면으로 진행된다. 부산시에서는 새해맞이 카운트다운 영상과 타종 장면 등을 미리 찍어 뒀다가 행사 당일 공중파 방송 프로그램으로 송출한다고 밝혔다. 부산시에 따르면, 타종자로는 소상공인, 자랑스러운 시민상 수상자 등 총 33명이 참여하는데, 타종자간 접촉 없이 개별적으로 일정을 달리해 타종 영상을 녹화할 예정이다.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은 “겨울철 코로나19 대확산을 막기 위해 연말연시 행사를 최소화하고, 약속과 모임은 연기해달라”며 “올해는 각 가정에서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이하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 모(42, 부산시 남구) 씨는 “코로나 때문에 새해 행사를 즐기지 못하는 건 굉장히 아쉽다. 하지만 아쉬운 건 아쉬운 거고,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방역수칙을 잘 지켜 빨리 코로나 상황으로부터 벗어나야 하는 거라 생각한다. 비대면으로도 해돋이 행사와 타종행사를 볼 수 있게 해주니까 올해는 다들 제발 집에서 안전하게 연말과 연초를 맞이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