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는 착한 기업과 가게를 좋아한다"...그들의 '돈쭐' 소비란?
선행 베푼 가게에 매출 올려 후원...돈으로 혼쭐나도록 보답한다는 '돈쭐 문화' 같은 제품이라도 선행 기업 제품 찾아 구매하는 게 MZ세대의 소비 트렌드
“여기 사장님 ‘돈쭐’ 내줘야겠어!” 이 문장 왠지 낯설지가 않다. 요즘 MZ세대들이 많이 사용하는 신조어가 들어가 있는 문장이기 때문이다. SNS를 넘어 뉴스에도 진출한 이 신조어는 바로 돈쭐이다. 잘못을 저질러서 혼날 때를 ‘혼쭐’이라고 한다면 돈쭐(돈과 혼쭐 합성어)은 좋은 일을 한 가게에 가서 돈을 많이 쓰자고 권유하는 활동이다.
얼마 전 서울 마포구의 한 치킨 프랜차이즈 점주가 형편이 어려운 형제에게 공짜로 치킨을 대접해온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됐다. 프랜차이즈 치킨 ‘철인 7호’의 서울 마포구 홍대점주가 그 주인공이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던 한 소년 가장이 코로나 사태로 실직하자, 치킨집 주인은 그 소년 가장과 동생에게 치킨을 무료로 제공하는 등 선행을 베풀었던 것. 이를 소년 가장이 본사에 편지로 알렸고, 이 선행이 SNS에 널리 소개되었던 것.
편지가 SNS에 공개된 이후, 치킨집 사장님은 그야말로 돈쭐을 맞았다. 직접 치킨을 주문하는 사람들 외에도 배달이 안되는 곳에서 기부하겠다며 결제만 하는 사람들이 생긴 것이다. 최근 이러한 현상에 나는 과연 소비의 목적은 무엇일까를 곰곰 생각해봤다. 나를 포함한 MZ세대들은 소비라는 것을 단순히 상품 구매만으로 정의하지 않는다. 자신이 공감하는 나눔과 행복의 가치를 구매하는 것. 이것이 요즘 우리가 즐기는 소비다. 최근 나에게도 생긴 소비습관이다. 여러 기업이 같은 종류의 제품을 생산한다면, 우리는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의 탄생 배경이나 행실을 꼼꼼히 따져보게 된다. 평소 어려운 이웃을 많이 돕는다거나 직원들 대우가 좋은 기업이 있다면, 같은 상품이라도 그 기업의 제품으로 마음이 치우쳐 결국 구매하게 된다.
나도 고등학교 때 이런 심리로 돈쭐 릴레이에 참여한 적이 있다. 위안부 할머니들이 참여하는 사회적 기업 ‘마리몬드’에서 판매하는 카드지갑과 에코백을 구입해서 지인에게 선물한 경험이 있다. 같은 제품을 유명 문구사에서 싼 가격에 살 수 있었지만, 나에겐 가격보다 그 상품이 어떤 기업에서 나왔는지가 더 우선시됐다. 이런 소비 행태는 올바른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추가적인 비용을 더 들일 의향이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런 MZ세대들의 똑똑한 소비는 SNS를 타고 마치 릴레이처럼 사람들에게 스며든다. 착한 소비 활동에 공감하고 이를 즐겨 찾는 소비자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비싼 브랜드가 꼭 좋은 물건은 아니다. 좋은 기업이 좋은 물건을 만든다. 돈쭐이라는 단어처럼 세상에 선한 모든 것들에게 많은 몫이 돌아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