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집콕족 증가로 혼술·홈술 유행함에 따라 와인 수요도 급증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시대, 애주가들 사이 홈술 유행 소주, 맥주를 넘어 와인까지...주류 소비 늘고 다양해져 와인소비 급증에 편의점들끼리 눈길끌기 와인 경쟁도 치열
최근 애주가들 사이에서 혼자 술을 마신다는 뜻의 ‘혼술’에 이어 ‘홈(home)술’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집에서 술을 마신다는 뜻의 홈술은 사람들이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으로 저녁 회식 자리가 줄어들고 자택에서 여가생활을 보내는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자연스럽게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았다. 사람들은 단순히 집에서 술을 마시는 것에서 더 나아가 전통주를 담그거나 평소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주류를 접해보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홈술을 즐기고 있다.
와인의 경우, 최근 주세법이 바뀌고 주류의 온라인 판매가 가능해지면서 소비가 급증했다. 실제로 관세청과 한국주류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와인 수입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와인 수입량은 5만 4127t이었으며, 수입액은 약 3억 3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각각 24.4%, 27.3% 증가했다.
소비자들의 와인 수요가 급증하자, 롯데백화점과 신세계, 이마트 등 여러 기업은 이러한 소비자들의 소비성향에 맞춰 새로운 와인 판매 전략을 내세웠다. 롯데백화점은 이른바 ‘셀프 초이스 바’라는 이름의 와인 판매대를 본점과 잠실점에 오픈했다. 셀프 초이스 바는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게 와인을 고를 수 있도록 도움을 줘 와인 초보자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신세계는 ‘신세계 와인하우스’라고 불리는 온라인 와인 판매를 시작했다. 해당 서비스는 소비자들이 온라인을 통해 와인을 구경하고 구매할 수 있게 만들어 언택트 방식의 소비를 선호하는 이들을 공략했다.
이에 발맞춰 편의점들끼리의 와인 판매 경쟁 역시 치열해지고 있다. 비교적 소비자의 집과 가까이 위치해 이용하기 편리한 편의점은 이전부터 맥주 할인 행사 등 주류 판매에 힘써왔다. 애주가들을 비롯한 소비자들의 와인 수요가 급증하자, 편의점들은 소비 트렌드에 맞춰 편의점만의 특색을 살려 와인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국내 편의점은 와인 소비자층을 잡기 위해 가격 측면에서 대형마트 및 백화점과 차별화했다. 국내 편의점들은 평소 사람들이 접근하기 어려웠던 이미지의 와인 가격을 대폭 낮춰 기존에 와인 소비량이 적었던 층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값싸진 와인 값에 강민영(48, 부산시 동래구) 씨는 “비싼 가격 때문에 특별한 날이 아닌 이상 와인을 잘 사 먹지 않았는데, 요즘 편의점에서 싸고 맛있는 와인을 쉽게 살 수 있어 최근에 많이 구입하는 편”이라며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된 뒤로부터 편의점에서 와인을 맥주, 소주와 함께 자주 산다”고 말했다.
편의점 CU에서는 자체 와인 브랜드를 론칭하기 시작했다. CU는 스페인 기업 와이너리 보데가스 밀레니엄(Bodegas Milenium)과 협력해 ‘mmm!(음!)’이라는 6900원 짜리 초저가 레드와인을 출시했다. 음! 은 와인을 한 모금 마셨을 때, 자연스럽게 튀어나오는 감탄사를 표현한 것으로 주로 20~30대의 와인 초심자 및 애호가들을 겨냥한 제품이다. CU는 음! 레드와인 11만 병을 출시한 지 약 40일 만에 모두 완판시켰다.
일찍이 2019년부터 주류특화매장의 확대와 와인 시장공략을 기획한 이마트24는 ‘와인 전문 편의점’을 내세우며 와인 판매에 열의를 보였다. 매월 와인 전문가가 추천하는 와인을 30% 할인 판매하는 ‘이달의 와인’이라는 이벤트를 운영 중이며 와인을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있는 O2O 서비스를 도입했다. 또 와인 단독브랜드인 ‘꼬모(COMO)’를 론칭해 편의점에서 와인 판매 1위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와인의 소비 급증은 와인과 관련된 식품들의 소비량에도 영향을 미쳤다. 와인의 소비가 늘어남에 따라 치즈, 건과일, 포카치아 및 살라미와 같은 수입식품 등 와인과 함께 먹으면 잘 어울리는 음식들의 구매율 또한 상승했다. 마실 것과 궁합을 이루는 것을 일컫는 ‘페어링 푸드’는 준비 과정이 간편하고 혼자 집에서 즐기기에 부담스럽지 않아 많은 이들이 즐겨 찾는 와인 안주다.
와인을 좋아해 자주 와인을 즐기는 유경윤(22, 부산시 북구) 씨는 “요즘 와인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와인 관련 행사를 쉽게 접할 수 있어 좋은 것 같다. 함께 와인을 즐길 수 있는 사람들이 늘어나 무척 행복하다”며 “여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해서 와인 시장이 확대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