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질된 식재료에 소스 넣어 조리하면 끝나는 '밀키트',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식문화 트렌드
집에서 즐기는 레스토랑, RMR 제품 떠오른다 자취하는 학생들은 밀키트를 이용해 끼니 해결 밀키트 제품 판매량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추세 일각에서는 밀키트에 이어 홈베이킹도 떠오르는 중
대학생 김지호(25, 부산시 남구) 씨는 학교에 다니기 위해 자취를 시작했지만 수업이 비대면으로 바뀌면서 주로 자취방에서 시간을 보낸다. 외출이 줄어들다 보니 외식보다는 집에서 매 끼니를 해결한다. 그녀는 “코로나 때문에 외식하기가 어려워져서 대부분 집에서 끼니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혼자 살다 보니 식재료를 사면 다 먹지도 못하고 버리는 경우가 많아서 요즘에는 먹고 싶은 음식 메뉴를 간단하게 조리해 먹을 수 있는 제품들을 많이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가 빚은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으로 외식이 제한적인 요즘, 어떤 새로운 식문화 트렌드가 자리 잡고 있을까?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식이 힘들어지자 레스토랑 외식 메뉴를 밀키트로 만든 ‘RMR(Restaurant Meal Replacement)’로 자신만의 홈스토랑을 즐기는 사람들이 있다. 그중 집에서 레스토랑처럼 차려서 먹는 것을 즐기는 대학생 신유리(22, 울산시 북구) 씨는 외식에서 즐기던 맛 그대로를 느낄 수 있는 RMR 밀키트 제품에 푹 빠졌다. 신 씨는 “아무래도 외식이 힘들다 보니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레스토랑 분위기를 내보고 싶어 레스토랑 간편식을 사서 만들어 봤다”며 “밀키트도 너무 잘 나와서 메뉴도 다양하고 간편하게 만들어 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성민정(23, 부산시 사하구) 씨도 “코로나로 외식을 못하는 대신 엄마가 집에서 레스토랑처럼 집밥을 자주 차려줬다”며 “(밀키트는) 모든 재료를 직접 손질해 만들지 않아도 간편하게 조리만으로 레스토랑 음식을 먹을 수 있게 나와서 신기하다”고 전했다.
밀키트는 식사(meal)와 세트(kit)가 합쳐진 식사 키트라는 의미로, 쿠킹박스나 레시피 박스라고도 불린다. 손질된 식재료와 믹스된 소스를 이용해 쉽고 빠르게 조리할 수 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1인 가구나 맞벌이 가정에서 주로 사용됐으나 지금은 집밥 수요가 늘면서 만인의 식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자취하는 학생들도 대부분 밖에서 끼니를 해결하다가 코로나 사태가 터진 후 직접 집에서 ‘밀키트’ 제품을 이용해 만들어 먹고 있다. 자취생 정채린(22, 경상남도 진주시) 씨는 코로나19로 마트에 장 보러 가는 것도 여의치 않아서 대부분의 끼니를 인터넷 배송으로 밀키트를 구매해 자주 해결하고 있다. 정 씨는 “밀키트가 정말 잘 나오고 쉽게 구매할 수 있어서 쿠팡 배송으로 자주 시킨다”며 “최근에 친구랑 둘이서 집들이를 하면서 밀푀유나베 밀키트를 사서 만들어 먹었는데, 그냥 냄비에 넣고 끓이면 끝이라서 엄청 간편하고 보기에도 맛있는 요리가 됐다”고 말했다. 김성민(22, 부산시 금정구) 씨도 “자취해서 1인 가구이다 보니 오히려 먹고 싶은 메뉴의 식재료를 모두 사는 것보다 밀키트가 훨씬 더 저렴하다”며 “코로나 때문에 밖에서 음식을 먹기가 어려워져서 걱정했는데, 요리를 잘 못해도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어 자주 이용한다”고 전했다.
앞서 실제 밀키트 제품의 판매량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마켓컬리에 따르면, 마켓컬리의 밀키트 판매량이 전년 대비 212% 급증했다는 것. 밀키트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인 프레시지도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보다 140% 뛰었다고 전했다.
CJ제일제당 트렌드 인사이트 팀에 따르면 식재료를 요리하기 편리하게 세척, 소분한 밀키트형 제품 출시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 트렌드 인사이트 팀은 RMR, 밀키트 등이 새로운 식문화 트렌드를 이끌어 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코로나19가 만든 새로운 식문화 트렌드는 우리 사회에서 급부상하고 있다.
한편, 새로운 식문화 트렌드와 함께 디저트까지 집에서 직접 만드는 홈베이킹도 떠오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카페에 가지 못해 집에서 직접 레시피를 찾아 베이킹하면서 SNS에 자신의 요리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 코로나19로 집에 갇힌 듯 지내면서 우울감을 느끼던 김륜영(22, 울산시 남구) 씨는 “코로나로 집에만 있어 우울감을 떨치기 위해 베이킹을 해보기로 마음을 먹었다”며 “유튜브에 나와 있는 레시피를 보면서 따라 만들었는데 성공해서 너무 뿌듯한 마음에 SNS에 올려 자랑했다”고 말했다. 권지영(23, 부산시 사하구) 씨도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져 무료한 시간을 디저트를 만들며 보내고는 했다”며 “커피도 밖에서 잘 사 먹지 않다 보니 집에서 각종 음료나 베이킹을 더 자주 만들어 먹게 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