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에서 100% 자연분해 되는 마스크 등장
한국화학연구원, 28일 이내에 생분해되는 마스크 개발 폴리부틸렌 숙시네이트(PBS) 자체 기술력으로 연구 기존 마스크 필터의 두 가지 단점까지 보완해 재사용 가능
코로나19 확산 이후 마스크는 이제 우리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하지만 일반 마스크들은 재활용이 불가능해 심각한 환경오염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흙에서 완전히 분해되는 마스크가 개발돼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23일 한국화학연구원은 한 달 이내에 100% 자연분해 되고 기존 마스크 필터의 단점까지 보완한 신개념 생분해 마스크 필터가 개발됐다고 밝혔다.
연구팀에서는 대표적 생분해 플라스틱인 폴리부틸렌 숙시네이트(PBS)를 자체 기술력으로 튼튼하게 보완했다. 보완된 PBS를 가느다란 나노 섬유와 마이크로 섬유 형태로 뽑은 후 섬유들을 겹쳐 부직포를 만들고 이를 자연에서 추출한 키토산 나노위스커로 코팅하면 최종필터가 완성된다. 키토산 나노위스커란 건강보조 식품으로 널리 알려진 키토산을 나노입자로 작게 만들어 표면적을 넓힌 소재를 말한다.
이렇게 개발된 필터로 만들어진 마스크는 사용 후 쓰레기 분해 테스트 결과 28일 이내에 생분해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 3월호에 표지논문으로 게재된 바 있다.
기존 마스크 필터방식에는 두 가지 단점이 있는데 먼저 습기에 취약하다는 것이 첫 번째 단점이다. 시중 마스크의 90%가 ‘정전기 필터방식’으로 제조되고 있고 이 방식은 공기 중 습기나 입김의 수분에 노출될 시 필터의 정전기 기능이 떨어지게 된다. 또 정전기가 일시적으로만 발생하도록 설계되어 있어 필터 기능이 오래가지 않는다.
두 번째 단점은 숨쉬기 힘들다는 점이다. 플라스틱 섬유가닥을 교차시켜 그사이 공간으로 외부 바이러스가 통과되지 않게 하기 위해 빈 공간을 최대한 좁게 만들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두 가지 단점을 보완해 만든 습기에 강하고 숨쉬기에도 편한 신개념 생분해성 마스크 필터를 만들었다. 이 필터는 코팅표면의 전하로 외부물질을 달라붙게 하는 방식과 체처럼 외부물질을 거르는 방식을 활용해 단점을 보완했다.
먼저 나노 섬유와 마이크로 섬유를 겹쳐서 그사이의 공간을 외부 바이러스가 통과하지 못하게 했다. 기존 방식의 필터는 나노 섬유로만 이루어져 있어 섬유 사이의 공간이 좁아 숨쉬기 힘들었지만, 나노보다 직경이 조금 더 큰 마이크로 섬유를 같이 활용해서 제작해 통기성을 높였다.
또 양전하를 띠는 키토산 나노위스커로 마스크를 코팅해 음전하를 띠는 외부 바이러스와 미세먼지 등을 필터로 달라붙게 해 마스크를 통과하지 못하도록 했다. 기존 마스크의 정전기가 아닌 전하의 원리를 이용해 습기에도 강하며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정전기 필터방식이 아니라 영구적 양전하 방식이기 때문에 재사용도 가능하다.
흙에 100% 분해되는 마스크 등장에 네티즌들은 “일회용 마스크 쓰면서 한편으로는 늘 마음이 무거웠는데 잘됐다”, “마스크폐기물로 인해 환경문제가 심각해지고 있었는데 이런 유의미한 연구가 진행되어 정말 다행”이라고 전했다. 또 “이 정도 기능이면 가격이 사악할 것 같다”며 가격에 대한 궁금증도 보였다.
한편 연구팀은 현재 필터 외에도 콧대 고정철사, 마스크 풀림 방지 연결고리, 고무줄 등 마스크의 모든 부분을 생분해성 소재로 대체할 수 있는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