썩는 데만 450년... 전 세계 폐마스크 지구 생태계 위협
폐마스크로 인해 약 6000톤의 해양 플라스틱 오염 예상 중국 등 전용 처리 방안 강구... 재활용 방법도 적극 모색
코로나 시국이 1년 이상 지속되면서 마스크는 이제 생활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제대로 폐기되지 않고 방치된 일회용 마스크가 지구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홍콩 환경단체 오션스아시아(OceansAsia)는 최근 '해변의 마스크-코로나19가 해양 플라스틱 오염에 미친 영향'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한 해에만 폐마스크 15억 6000만 개가 전 세계 바다에 버려졌다고 주장했다. 이 보고서는 마스크가 일반 쓰레기로 분류되면서 소각 과정을 제대로 거치지 않은 채 바다로 흘러간 것으로 보이며, 이 폐마스크는 다시 미세 플라스틱으로 변해 해양동물과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보고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폐마스크는 의료기관과 비의료기관 발생 여부에 따라 각각 ‘의료폐기물’과 ‘생활폐기물(일반 쓰레기)’ 등으로 분류되며 이는 소각하거나 매립하는 방식으로 처리된다. 하지만 주로 플라스틱의 일종인 폴리프로필렌 소재로 만들어진 마스크는 소각할 경우 유해물질이 발생하고, 매립할 경우 분해되는 데만 450년이 걸린다.
이처럼 폐마스크는 플라스틱 소재를 포함하고 있어 일반 쓰레기가 아닌 기타 쓰레기로 분리수거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중국중앙방송(CCTV)는 지난 2월, 중국정부가 폐마스크로 인한 환경문제가 심각한 것을 알고, 폐마스크를 기타 쓰레기로 분리수거하고, 시내 곳곳에 폐마스크 전용 쓰레기통을 설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중국정부도 폐마스크 문제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말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장기화로 폐마스크 쓰레기 문제가 우리 지구촌의 새로운 환경문제로 떠오르면서 세계 곳곳에서는 마스크를 한 번 쓰고 버리는 ‘폐기물’이 아닌 하나의 새로운 ‘자원’으로 인식해 재활용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호주 로열 멜버른 공과대학교 연구진들은 ‘코로나19 일회용 마스크-도로 포장을 위한 활용’이라는 논문을 통해 잘게 조각낸 일회용 마스크와 건물 잔해를 결합한 뒤 가공해 도로를 만드는 포장 재료로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프랑스 재활용 회사 ‘Plaxtil(플락스틸)’에서도 폐마스크를 플라스틱으로 재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해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12월 열린 ‘제27회 계원조형예술제’에서 계원예대 리빙디자인과에 재학 중인 김하늘 씨가 폐마스크만으로 만든 의자를 선보여 화제가 됐다. 그는 대학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이 작품이 단순히 마스크를 재활용해 만든 의자에서 멈추지 않고,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환기시키고, 문제 해결의 가능성을 찾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