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덕골 문화 장터가 방치되고 있다

2013-01-16     장재호
부산 서구청이 서울 인사동과 같은 고미술품 시장을 육성한다는 계획 아래 조성한 동대신동 구덕골 문화 장터가 초라한 거리로 변하고 있다.


서구청이 시비 3억원을 유치해 인근 동대신동 고미술거리와 연계하여 이 일대를 '문화의 거리'로 재정비하겠다는 방침이었으나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이 일대가 방치되고 있는 것이다.


구덕골 문화장터는 구덕운동장 야구장 담을 따라 400여m 거리에 조성돼 매 주말마다 열린다. 현재 이곳에는 10개 정도의 골동품과 그림 책 등을 파는 점포가 있고,사람들이 지나다니는 도로 이곳저곳에 물품을 가득 전시해놓고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다.


구덕골 문화장터에는 값싼 1000원짜리 도자기부터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물건도 있다. 이곳은 승학산, 구덕산의 하행 길인 꽃마을 버스가 하차하는 곳이어서 등산객들이 잠시 쉬었다 가는 곳이기도 하다.


한편, 여름철 장마나 태풍 등의 짓궂은 날씨 탓에 30여개가 되던 노점들도 대부분 철수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일부 먼 지역에서 온 상인들이 물품을 정리해 버린 것이다.


상인 김순미(66) 씨는 "고정적인 공간이라도 있었더라면 날씨 탓에 장을 열지 못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부산에서는 보기 드문 미술품 시장이라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데 제대로 활용되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서구청은 지난 2005년부터 올해까지 지원비를 들여 구덕골 문화 장터 정비를 통해 관광객을 유치하는 한편 지역의 명물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시 지원 대상에서 탈락했다. 이에 따라 휴게공간과 인도 확보, 벽화 설치 등 이 일대 환경개선 사업이 시행되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사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문화장터 참여 상인 숫자도 당초 40~50명에서 30~40명으로 축소됐다. 또한 동대신동 고미술품 거리에 입점한 업소도 경기불황의 여파로 최근 12개에서 9개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김 씨는 이에 대해 "외국인 고객들도 많이 찾고 있는데 보여주기가 민망하다.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노점 활성화가 시급하다"고 언성을 높였다.


서구청 '구덕골 문화 장터' 관계자는 "올해도 시 예산을 요청할 예정이나 지난 해의APEC 등을 이유로 각종 재원이 동부산권에 집중되다 보니 쉽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