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 음원 강자 ‘웹 OST’...MZ 세대 주목한 이유는?
웹툰+음악, 웹툰 시장 변화...‘웹 OST’ 열풍 MZ 세대 공통적 공략...‘웹 OST’ 긍정적 효과 시청자, 리스너 사로잡는 ‘OSMU’ 콘텐츠 강점
요즘 웹툰 OST(오리지널 사운드 트랙)가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웹툰 OST는 최근 잇단 인기곡으로 떠오르며 눈에 띄는 음원 강자로 뻗어나가고 있다. 시청자와 리스너 모두를 사로잡고 있는 것이다.
지금껏 웹툰은 상상력에만 의존해 글의 분위기를 파악해야만 했다. 그러나 음악이 입혀지면서 웹툰 시장에도 새로운 변화를 맞았다. 드라마, 영화, 공연 등에서나 볼 수 있던 OST가 최근 웹툰 시장에서도 활발히 제작되고 있는 것. 더불어 인기 가수들이 대거 참여하자 더 높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실제로 음악이 입혀진 웹툰과 그렇지 않은 웹툰을 비교했을 때, 전자를 향한 대중의 반응이 뜨거웠다. 이를 보고 다수 웹툰에서 음악을 입히는 시도가 증가하고 있다.
사실상 첫 시도의 형태는 독립적인 음악 콘텐츠로서 활용되기보다는 기존에 있는 노래를 단순한 배경음악(BGM, Background Music)으로 삽입하는 데 머물렀다. 당연히 음원 차트에선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러한 웹툰 OST가 본격적으로 제작되기 시작한 건 웹툰 시장의 성장 시기와 맞물린다. KT 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한국 웹툰이 출발한 지 20년 만인 지난해를 기점으로 매출 규모 1조 원을 돌파했다. 2010년 1000억 원 규모였던 웹툰 시장은 2014년 2000억 원 규모로 지금까지 지속적인 성장 끝에 지난해 10년 만에 10배의 성장을 이뤄냈다.
시장 규모가 커지다 보니, 웹툰 업계도 OST 제작에 따른 비용을 감당할 만한 여력이 생겼다. 최근 웹툰 OST에 인기 가수들이 참여하는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드라마, 영화의 OST를 불렀던 톱 가수들이 참여하면서 웹툰 OST가 음원 시장의 새로운 공급원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대학내일 20대 연구소에 따르면, Z세대 47.2%가 거의 매일 웹툰을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Z세대가 웹툰-웹 소설에 쓰는 비용은 월평균 7056원으로 조사됐다. 현재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콘텐츠 소비가 증가하는 추세에 따라서, 웹툰 시장도 더욱 상승하면서 웹툰 OST 시장도 동반 성장할 것이라 예상된다.
그렇다면 MZ세대가 웹툰 OST에 주목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첫 번째는 작품의 몰입도 상승이다. 믿고 들을 수 있는 아티스트와 협업해서 발매한 웹툰 OST의 작품 분위기를 두드러지게 한 것.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콘텐츠인 만큼 입소문도 빠르게 번져서 작품을 향한 관심이 음원으로 쌍방향을 오가기도 한다.
작품 시청자에겐 몰입도를, 음원 리스너들에겐 작품을 찾아보게 하는 일석이조 효력을 발휘한 셈이다. 대학생 임소현(22, 서울시 종로구) 씨는 “평소 웹툰을 즐겨 보는 편인데 웹툰 OST가 주는 효과가 긍정적”이라며 “노래 덕에 작품의 집중과 몰입감도 높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발매된 웹툰 OST가 리메이크 곡이라는 점에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7월 발매된 ‘취기를 빌려’는 다음 웹툰 ‘취향저격 그녀’와 컬래버레이션한 OST 음원이다. 해당 곡은 가수 이민혁이 발매했지만 B1A4 산들이 리메이크해 화제를 모았다. 이는 공개 후 약 4개월간 국내 주요 음원 사이트 상위에 올랐으며 해가 지난 지금까지도 벅스, 지니, 플로 음원 사이트 차트에 안착한 상태다.
지난달 5일 에이핑크의 정은지와 하이라이트 멤버 양요섭이 호흡을 맞춰 공개한 ‘LOVE DAY(2021)'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이는 지난 2012년에 발매한 곡이지만 대중들에게 꼭 다시 보고 싶은 무대로 손꼽힐 정도로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듀엣곡이다. 이번 네이버 웹툰 ’바른연애 길잡이‘를 통해 2021년 버전으로 재탄생되며 화제 됐다.
대학생 정민경(25, 천안시 동남구) 씨는 “9년 만에 ‘LOVE DAY(2021)’ 곡이 재발매된다는 사실에 기대됐다”며 “웹툰 ‘바른연애 길잡이’의 OST를 통해 발매된다는 사실을 몰랐지만 노래 덕에 웹툰에도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내 가수의 노래’라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이는 아티스트들의 팬들이 발매된 곡을 팬심으로서 관심을 갖는 것. 다음 웹툰 ‘취향저격 그녀’ OST인 ‘내 마음이 움찔했던 순간’의 슈퍼주니어 규현과 네이버 웹툰 ‘바른연애 길잡이’ OST인 ‘왜 사랑은 언제나 쉽지 않을까?’의 레드벨벳 조이 등 기존 아이돌 가수의 멤버가 곡을 새롭게 발매하며 관심을 받고 있다.
해당 웹툰 OST를 즐겨 듣는 김민정(17, 대구시 남구) 양은 “응원하는 가수가 인기 웹툰 OST에 참여해 애초부터 관심을 갖고 있었다”며 “좋아하는 가수들이 대거 참여해서 웹툰 OST를 즐겨 찾으며 듣게 됐다”고 팬심을 드러냈다. 그 밖에도 린, 신용재, 적재, 스텐딩 에그, 크러쉬 등 장르 불문한 다양한 가수들의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
이렇듯 웹 OST의 강점은 'OSMU' 콘텐츠로 다양하게 뻗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시작은 오롯이 ‘웹툰’이었으나 웹 OST로 발전해 음원시장에도 진출하며 MZ세대들의 이목을 집중시켰기 때문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웹툰과 음악은 상호 발전 중”이라며 “웹툰의 영상화와 함께 이를 시각적, 청각적으로 더 풍성하게 만들어줄 OST와의 시너지 사례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