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는 돌고래 ’상괭이‘, 우리나라서 매년 800마리 폐사...해양수산부, 상괭이 보호 위한 부검 연구 돌입
’상괭이‘는 국제적 멸종위기종 해수부, 상괭이 폐사 원인 발기히기 위한 대대적 조사 돌입
마치 웃고있는 것 같이 기분 좋은 얼굴을 한 돌고래와 비슷하게 생긴 이 동물의 이름은 ‘상괭이’다. 하지만 애처롭게도 상괭이는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의 국제거래에 대한 협약(CITES)’의 보호종으로 등재된 국제적 멸종위기종이다.
상괭이는 고래목 이빨고래아목 쇠돌고래과에 속하는 돌고래 중 하나로 분류학상으로 보면 돌고래지만, 고래나 돌고래와는 별도로 포포이스(porpoise), 또는 등지느러미가 없어 핀레스 포포이스(finless porpoise)라는 이름으로 구분된다.
우리나라의 서해안에서 주로 서식하고 남해와 동해에서도 발견되는 상괭이의 개체 수는 매년 줄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지난 2005년 우리나라 서해에 사는 상괭이 수를 3만 6000마리로 추정했지만, 해가 갈수록 감소해 2011년 1만 3000여 마리로 64%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최근 5년간 (2016~2020) 우리 바다에서 혼획, 좌초, 표류된 상괭이는 4000여 마리로 연평균 800마리 이상의 상괭이가 폐사체로 발견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상괭이가 죽는 이유로 환경오염, 연안 부근 개발, 혼획 등을 예측하고 있다. 상괭이는 수심이 낮은 곳에서 서식하기 때문에 연안에서 머무르는 경우가 많아, 연안 부근 개발로 개체 수가 줄기도 하고, 다른 어종과 같이 혼획되면서 폐사하는 경우도 상당하다는 것.
하지만 정확히 얼마나 많은 상괭이가 혼획 때문에 죽는지 확인된 적은 없다. 또 어느 지역에서 주로 이런 일들이 많이 일어나는지, 왜 그런지조차 자세히 따져보지도 않은 상황이다. 최근에는 질병에 걸려 목숨을 잃은 상괭이도 늘고 있지만, 정확한 사인이나 규모도 알려지지 않았다.
이에 해양수산부는 지난 13일 우리나라 서남해안 연안과 제주해역에서 혼획되어 폐사하는 상괭이의 사망 원인을 밝히고 보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상괭이 부검 시범연구’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그간 연구를 진행하지 못했던 이유는 부검 연구를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이나 부검 인력 및 환경미흡에 있었다. 이에 폐사 원인을 정확하게 규명하기 위한 부검 연구로는 극히 일부인 10여 마리 정도만 활용되고 대부분의 사체는 소각하거나 매립 처리되어왔다.
해수부는 올해 시범연구를 통해 이들의 폐사 원인을 규명하고, 기초 생리 생태를 파악할 예정이다. 해양환경공단, 세계자연보전기금(WWF) 한국 지부, 충북대학교, 제주대학교 등과 함께 서·남해안과 제주 해안에서 혼획, 좌초, 표류된 상괭이 사체에 대한 부검을 확대해 올해 말까지 총 16마리의 상괭이 사체에 대한 부검을 추가로 실시할 계획이다.
상괭이는 우리 해양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이기 때문에 부검 시범연구를 통해 축적된 자료는 상괭이 보호 대책 수립을 위한 기초로 쓰일 뿐 아니라 우리 바다의 건강상태를 직·간접적으로 진단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해양수산부 해양생태과장은 “상괭이 부검 연구는 상괭이의 폐사 원인 규명과 보호 대책 수립을 위한 기초 자료 확보뿐만 아니라 해양환경 변화가 해양생물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 깨끗하고 안전한 우리 바다에서 상괭이의 미소를 지킬 수 있도록 보호 대책들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해수부는 이번 연구 결과에 따라 내년부터는 정식으로 연구사업을 추진해 부검 대상 개체 수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