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새 바람 일으키는 MZ 세대의 독특한 재테크 활용법은?
취업난, 부동산 급등 속 MZ 세대 과감한 ‘재테크’ 활용 리셀테크, 아트테크, 뮤직테크, 프롭테크 새로운 투자 재테크는 자기책임 명심하고 위험 회피에도 신경써야
요즘 MZ세대 사이에선 ‘재테크’ 열풍이 불고 있다. ‘욜로(YOLO: 인생은 한 번뿐이다)’와 ‘소확행(소소하고 확실한 행복)’ 등의 유행어가 나오던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행복한 소비가 대세인 듯했다. 그러나 취업난과 치솟는 부동산 속에서 생존을 모색하기 위한 MZ세대의 움직임이 변하고 있다.
이들은 높은 금리를 찾아 은행 예금, 적금을 활용했던 기성세대들과 달리 과감한 재테크를 선보여 금융계를 사로잡고 있다.
대학내일20대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만 15세 이상 34세 이하 남녀 9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MZ세대 5명 중 3명(61.4%)이 재테크에 관심있다고 답했고, 3년 이내 경험했거나 현재 하고 있는 재테크 방법으로는 적금(55.2%)과 예금(45.7%)을 꼽기도 했다.
이는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MZ세대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다. 이들은 당장의 수익을 중시하면서도 본인이 가치 있다고 여기는 것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상반된 경향이 나타나기도 한다.
제로 금리 시대에 MZ세대는 주식, 부동산, 암호화폐뿐만 아니라 다양한 재테크 속으로 뛰어든다. 신발, 그림, 노래 등 새로운 분야로 투자 방향이 흘러가기도 한다. 이처럼 국내 금융시장의 판도를 바꾼 MZ세대의 독특한 재테크 활용법을 알아보자.
첫 번째로 ‘리셀테크’가 있다. 이는 리셀(resell, 되팔기)과 테크(tech)의 합성어로 명품 가방, 시계, 신발 등 한정판 제품, 소장 가치 있는 제품에 차액을 붙여 판매하는 형식의 재테크다.
중고 판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리셀은 정보에 민감한 젊은 층 사이에서 초기 비용 대비 큰 수익을 얻을 수 있어 각광받고 있다. 국내에선 막 떠오르고 있는 중이지만, 이미 해외에서는 리셀 시장이 활성화돼 있다.
브랜드 자체에 관심이 많고 희소가치가 있는 제품을 빨리 알아보는 MZ세대들은 리셀 시장을 견인하는 주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중 가장 인기 있는 리셀 테크는 ‘슈테크(신발+재테크)’다. 신발 가격은 보통 10만~20만 원 대로, 구매 시 부담은 적고 찾는 사람이 많아 리셀 시장에서 수익률이 높다. 그러므로 신발이 안전한 리셀 투자처로 꼽힌다.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는 지난해 빅뱅 지드래곤과 협업해 ‘에어포스1 파라-노이즈’를 출시했다. 이는 21만 9000원에 발매됐으나 리셀 시장에서 최고 1300만 원까지 가격이 치솟기도 했다.
알바보단 리셀 테크로 용돈벌이를 한다는 대학생 김정훈(24) 씨는 “평소 신발 브랜드에 관심이 많아 여러 브랜드 별로 신발을 모으기 시작했다”며 “몇 년 전부터 소장해온 신발로 리셀 테크에 뛰어들어 쏠쏠한 수익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아트테크다. 미술(art)과 테크(tech)의 합성어로 가치 있는 미술품에 투자해 그에 따른 안정적 이득을 챙기는 방식이다. 부유층의 재테크 수단이라 불리던 아트테크는 분할소유가 가능해지면서 일반 대중들에게도 활성화되고 미적 유희까지 즐길 수 있어 매력적인 재테크 중 하나가 됐다.
특히 미술품 전체가 아닌 일부만 소액으로 구매해서 여러 사람이 나눠서 소유하는 분할 소유가 가능해지면서 MZ세대 사이에서 큰 인기다. 고가 미술품 구매가 부담스러운 이들에게 좋은 투자법으로 이는 ‘조각 투자’로 불리며 작품을 나누어 여러 명이 한 작품을 공동으로 구매해 이를 이후에 자기 지분만 되팔아 수익을 얻는 소액 투자다.
또한 추후 작품의 가치가 높아질 경우 자기 지분 이상의 차익을 얻을 수 있으며 거액을 투자하지 않아도 좋아하는 작품을 소장할 수 있다는 점은 아트테크의 장점으로 꼽힌다.
미술품 감상의 취미를 넘어 재테크로 눈길을 돌린 직장인 최성미(34) 씨는 “평소 시간 날 때 주로 미술 작품 감상을 하며 이 분야에 관심을 가져왔다”며 “처음엔 좋아하는 작품을 조각 투자할 수 있다고 해서 아트테크를 시작하게 됐고 소액 투자가 가능해 안전하게 재테크를 할 수 있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세 번째는 뮤직 테크다. 노래를 주식처럼 사고파는 뮤직 테크는 음악 저작권 공유 플랫폼을 활용해 음악 저작권에 투자하고, 정기적으로 저작권료를 받거나 자유롭게 거래하는 투자법이다.
이는 오랜 기간 꾸준히 사랑을 받아온 과거 곡부터 역주행 가능성이 보이는 곡, 저평가된 명곡 등을 찾아 투자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한 MZ세대 사이에선 ‘덕질테크’로 불리며 좋아하는 가수의 음원을 구입해 덕질을 하기도 한다.
즉, 수익과 정서적인 만족감을 동시에 얻을 수 있다는 것이 뮤직 테크의 가장 큰 장점이다. 특히 뮤직 테크는 투자한 곡이 역주행하면 많은 수익이 창출되는데, 최근 역주행의 신화를 쓴 브레이브걸스의 ‘롤린’은 음악 저작권 공유 플랫폼에서 지난 2월까지 1주당 2만 4000 캐시를 웃돌았고, 현재는 55만 5000 캐시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좋아하는 노래로 힐링하며 재테크 요소로도 활용하고 있는 김예진(26) 씨는 “평소에 저평가 받고 있는 최애 곡에 꾸준히 투자하고 있다”며 “언젠가 브레이브걸스 ‘롤린’처럼 투자곡이 역주행을 이뤄 큰 수익을 거두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는 프롭 테크가 있다. 부동산(property)과 기술(tech)의 합성어인 프롭 테크는 부동산의 모든 영역에 정보통신 기술을 접목한 부동산 서비스 산업이다.
이는 단순하게 토지와 건물의 매매, 임대를 뜻하는 부동산이 아니다. 4차 산업혁명의 기술이 접목된 스마트 건물의 건설부터 건물 안에 거주하는 사람들을 위한 서비스를 관리하는 모든 것이 프롭 테크가 말하는 부동산이다.
관련 시장 정보를 분석해 부동산의 적정 가치를 평가하거나 VR 기술을 활용해 매물을 원격으로 방문하는 서비스 등이 프롭 테크의 사례다.
그중 프롭 테크를 바탕으로 한 부동산 거래 플랫폼이 대표적이다. 이는 목돈으로 건물을 사지 않아도 하나의 건물을 여러 투자자가 나눠 소유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투자자가 건물 일부를 소유하고 있으므로 건물의 임대료, 매각 시세 차익 배당금을 분기별로 받을 수 있다.
프롭 테크 때문에, 소액 투자가 어려워 쉽게 접근할 수 없었던 부동산 투자 재테크를 앱 하나만 있으면 적은 금액으로도 투자 가능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MZ세대는 자신들의 방식으로 새로운 재테크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들은 다양한 방식의 재테크로 성공을 거두고 있다. 그러나 모두가 재테크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재테크 성공과 같은 큰 기회에는 위험과 책임이 따르기 마련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짧은 시간에 많은 돈을 벌기 위해 불법 주식에 가담하고 무리한 투자를 하고 큰 피해를 얻는 이들이 많다. 취업난과 부동산 폭등에 돌파구로 선택한 투자, 미래를 위한 재테크에 무엇보다 신중하고 꼼꼼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