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도록 "달려라 피아노!"
2016-06-21 영상기자 신수진
2003년 오스카 감독상에 빛나는 영화 <피아니스트>가 있다. 2차 세계 대전 당시 유대계 폴란드 피아니스트 블라디슬로프 스필만이, 은신 중 독일군 장교에게 들켜 죽을 수 있는 상황에서, 쇼팽의 피아노곡 <발라드 1번>을 격정적으로 연주한다. 그 연주가 독일군 장교를 감동시키고 그를 살린다. 피아노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 2008년 영국의 설치 미술가 루크 제럼은 서먹서먹한 공공 장소에 피아노를 놓고 아무나 치게 했더니 그곳에 모인 사람들이 멜로디에 따라서 노래하거나 춤을 췄다. 그뒤 그는 여러 공공장소에 피아노를 놓고 아무나 치게 했다. 사람들이 즐겁게 웃고 박수를 했다. 'Play Me, I'm Yours'라 불린 이 프로젝트가 런던과 뉴욕을 거쳐 한국에 상륙했다. 한국의 예술 비영리단체 '더하모니'는 못쓰거나 방치된 피아노를 기증받아 수리 후 공공장소에 놓고 아무나 피아노를 치게 하고 있다. '달려라 피아노'라 명명된 이 프로젝트에 의해 부산의 연산역, 센텀시티 역 등에서 또락또락 피아노 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누구나 놓여 있는 피아노를 칠 자유가 있고, 누구나 멈춰서 도시의 소음을 잊을 권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