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거지·배달거지·당근거지…공짜 노리는 각종 'oo거지' 설쳐

각종 SNS와 커뮤니티에 '00거지' 피해 본 사례 줄이어 상품 구매 후 민원 제기·보상 요구하는 블랙컨슈머 배달원 등 피해 늘어... "사진 등으로 증거 남겨 놔야"

2022-06-08     취재기자 성민주
코로나19로 비대면 배달이 늘어나는 가운데, 최근 ‘거지’라는 단어가 신조어로 떠올랐다. 대표적으로 '쿠팡 거지', '배달 거지', '당근 거지' 등이 있다. ‘00거지’란 물건이나 음식을 공짜로 먹기 위해 제품을 구매한 후 고의적으로 악성 민원을 제기하는 블랙컨슈머를 일컫는 신조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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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SNS와 커뮤니티에는 블랙컨슈머에 당한 피해 사례가 속속들이 올라오고 있다. 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배달 거지에게 당했어요’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게재됐다. 작성자에 따르면, 마라탕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데 배달을 받은 고객이 음식 맛에 대해 민원을 제기해서 조치를 취했지만 공짜로 먹기 위한 사기극이었다는 것. 그는 “음식을 배달한 지 1시간 반 정도 지난 후 고객으로부터 옥수수 면이 다 퍼졌고 매운맛도 약해서 못 먹겠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조금 먹었다고 하길래 요리를 다시 해서 보내주기로 하고 받은 음식은 돌려받았지만 거의 다 섭취한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배달의 민족 고객센터로 전화하니 이미 조치가 끝난 상황이라 어쩔 수 없다고 해서 고객한테 음식값을 받을 수 있게 전화 연결을 요청했더니 고객으로부터 수신거부당했다”며 “음식이 문제가 아니고 그냥 하나 더 공짜로 먹으려고 사기 친 것을 알고 뉴스에서 봤던 배달 거지가 이런 거였구나 싶어 너무 황당하고 억울했다”고 토로했다.
인기 중고거래 앱 당근마켓에서도 ‘당근 거지’ 피해가 논란이다. 당근 거지는 당근 마켓에 무료로 나눔 하는 물건을 받은 뒤, 이를 비싼 가격에 되팔아 먹으려는 이용자들을 일컫는다. 터무니 없는 할인을 요구하거나 구매 후 몇 달이 지난 물건을 환불해달라고 하는 등 매너 없는 거래자도 포함된다.
배달원들이
이 밖에도 쿠팡에서 물건을 구매한 후 한 달 간격으로 ‘묻지마 환불’을 요구하는 고객도 등장했다. 이들은 물건을 구매한 후 3주 사용하고 반품하고 또 3주 사용하고 반품하는 것을 반복하는 묻지마 환불을 저지른다는 것. 또 음식을 고의로 다른 장소에 시킨 후 못 받았다고 항의한 뒤 환불받아, 해당 장소에 음식을 찾으러 가 공짜로 먹는 쿠팡 거지들도 있다. 한 게시글에서 배달원은 “패스트푸드점에서 배달하고 있는데, 어떤 고객이 일주일 전에 음식을 못 받았었다고 이제서야 클레임을 걸었다”며 “(배달한 점을) 증빙하지 못하면 (음식값을) 차감한다고 연락이 왔는데, 증빙할 방법이 없어 1만 8900원이 그대로 날아가는 어이없는 경험을 했다”고 전했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별의 별 신박한 거지들이 많이 생겨나는 것 같다”, “이런 건 추적조사해서 손님도 별점 먹여야 된다. 그래야 또 다른 피해자가 안 나온다”, “마라탕 사건은 사진 보니까 이미 배부르게 다 먹었던데”, “배달 앱에 그 아이디 고객에 대한 별점 지수 먹여서 기록해야 된다”, “배달원들 배달 후 사진 촬영하는 거 잊지 말자”, "온갖 거지들 난립속에 플랫폼 업체만 배 불리고 있다“, "배달 안 왔다고 잡아떼면 전부 배달원 책임으로 돌아가는데 배달원이 무슨 죄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특히 비대면 배달이 늘어나면서 배달 거지 등 피해를 보는 라이더가 증가하자, 업계에서는 피해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내놓고 있다. 한 배달 업체에 따르면, 배달원들이 배달을 마친 뒤 배달 파트너 앱으로 사진을 촬영해 올릴 수 있는 기능을 테스트한다는 것. 전문가들은 “배달원의 경우 사진 촬영 등으로 증거를 남기는 게 제일 확실한 방법”이라며 “앱을 통한 배달문화나 중고거래와 같은 신종 온라인 플랫폼 등 최근 수년 사이에 새로운 경제·사회 현상이 일상에 스며들면서,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사건들로 인한 분노가 이 ‘거지’라는 신조어 속에 녹아들어 간 것 같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