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곳없는 노인들... 코로나로 인한 노인 학대 더 심해져
6월 15일은 유엔이 정한 세계 노인 학대 예방의 날 코로나19로 인해 집과 요양병원에 갇힌 노인들 노인학대 갈수록 늘어나... 사회적 관심, 예방책 절실
2017년부터 시작된 '노인학대 예방의 날'이 벌써 다섯 번 째 해를 맞이한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노인들이 집과 요양병원에 갇히게 되면서, 사회적 약자인 그들을 향한 학대는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UN은 2006년부터 매년 6월 15일을 '세계 노인 학대 인식의 날'로 지정했다. 우리나라도 2017년부터 공식적으로 6월 15일을 '노인학대 예방의 날'로 지정, 노인학대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예방을 위해 힘쓰고 있다.
노인학대는 단순히 노인을 신체적으로 학대하는 것만을 말하지 않는다. 우리나라 노인복지법을 살펴보면, 노인학대는 노인에게 신체적·정신적·정서적·성적 폭력 및 경제적 착취 또는 가혹행위를 하거나 유기 또는 방임하는 것을 뜻한다. 아무런 행위를 하지 않고 방임하는 것 또한 노인학대에 속하는 것이다.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2019년 노인학대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한 해 동안 접수된 노인학대 신고 건수는 1만 6071건으로, 이 중 학대 사례는 5243건을 차지했다. 4년 전인 2015년(1만 1905건)보다 37.3% 증가한 수치다.
특히 코로나19로 외부 활동이 줄어든 노인들이 가족이나 간병인과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고, 이러한 환경은 노인학대의 촉진제 역할을 했다.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실 자료에 의하면, 2020년 3월부터 4월까지 강화된 거리두기 기간 동안 노인보호 전문기관의 학대 상담 건수는 2019년(1만 400건) 대비 20.6% 증가한 1만 2545건에 달했다.
대표적인 고령화 국가인 일본의 경우는 어떨까. 후생노동성에서 발표한 '일본의 고령자 학대 현황(2017)'에서는 학대를 받은 노인은 여성 고령자가 76.1%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특히 가족 보호자에 의한 학대가 1만 7078건으로 나타났다. 일본도 우리나라와 상황이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일본은 매년 9월 세 번째 월요일을 '경로의 날'로 지정해 오랜 세월에 걸쳐 사회에 힘쓴 노인을 경애하고, 장수를 바라는 취지로 기념하고 있다. 일본 경로의 날은 국가 지정 공휴일이며, 그 주간을 통틀어 노인 주간으로 정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도 매년 노인학대 예방의 날을 기념해 여러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경기도 시흥시 치매안심센터에서는 6월부터 치매노인 학대 예방 교육을 추진하고 있고, 대구 성서 경찰서에서는 '노인학대 예방의 날 온라인 퀴즈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6월 8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되는 이벤트는 성서경찰서 홈페이지를 통해 참여할 수 있고, 추첨을 통해 총 50명에게 커피 기프티콘을 제공한다.
코로나19로 인해 모두가 힘든 상황 속에서, 사회적 약자인 노인들을 향한 관심과 배려는 계속해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국가인원위원회는 최근 성명을 통해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이동이 제한되는 상황에서 노인에 대한 폭력이나 방임 등 학대가 발생할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며 "노인학대 예방의 날 및 세계 노인학대 인식의 날을 계기로, 우리 사회가 노인의 기본적인 인권 보호를 위해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본인이 노인학대를 당하고 있거나, 주변에서 노인학대의 현장을 목격한다면 노인보호전문기관 1577-1389로 연락하거나, 경찰서(112), 정부민원안내 콜센터(110)로 연락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