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서 입증된 ‘뎅기열’ 퇴치법 눈길...암컷 모기에 세균 감염된 수컷 교배해 ‘불임 모기’로 만들어 방어력 77% 확인
욕야카르타서 2017~2020년 실험 진행, 분석 같은 실험으로 브라질, 싱가포르 등에서 효과 감염 모기 배치 구역 감염률, 대조군 4분의 1
최근 뎅기열 등을 비롯한 여러 병원체를 매개하는 모기를 통한 감염이 확산되고 있다.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전 세계적으로 매년 5000만 명 이상이 ‘뎅기열’에 감염된다. 모기는 뎅기열, 지카 바이러스 등 수많은 병원체를 매개하기 때문에 ‘역사상 인간을 가장 많이 죽이는’ 생물로 불리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 속 여러 질병을 매개하는 모기 번식을 억제하는 다양한 방법이 연구되고 있다.
지난 11일 의학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호주 모나시 대학과 인도네시아 욕야카르타의 가자마다 대학교는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욕야카르타에서 모기로 모기를 없애는 뎅기열 퇴치 실험을 진행한 바 있다.
뎅기열은 이집트 숲모기, 흰줄 숲모기 등 바이러스에 감염된 암컷 모기에 물려 감염되고 사람 대 사람으로 전염되지는 않는다.
이번 실험으로 연구팀은 뎅기열을 일으키는 모기에 박테리아를 감염시켜 ‘불임 모기’를 만들면 감염률이 감소하는 것을 입증했다.
발표된 연구는 ‘볼바키아’라는 기생균에 감염된 수컷 모기가 볼바키아에 감염되지 않은 암컷과 교배하면 번식하지 못하는 ‘불화합성’을 이용해, 볼바키아에 감염된 모기를 방사하는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볼바키아는 선충류 및 절지동물에 내부공생만을 하는 대표적 기생균이다. 최근 바이러스를 옮기는 야생 모기를 제거하는데 이 균을 이용하는 것이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욕야카르타에서 무작위로 선택한 12개 장소에 볼바키아에 감염된 모기떼를 방사하고 별도로 또 다른 12개 장소를 무작위로 선택해 일반 모기떼를 방사하는 무작위 대조 연구를 실시했다.
모기 방사는 2017년 3월부터 12월까지 진행됐으며, 2018년 1월 8일부터 2020년 3월 18일까지 18개 1차 진료소 총 5만여 명의 환자가 시험 적격 심사를 받았고 8144명의 환자가 연구 참여자로 등록됐다. 이중 6306명을 대상으로 ‘모기가 얼마나 질병을 매개했는지’를 분석했다.
분석 대상인 6306 가운데, 볼바키아에 감염된 모기가 방사된 지역 2905명 중 67명(2.3%)만 뎅기열이 확인됐고 대조군으로 조성된 나머지 12개 구역 3401명 중 318명(9.35%)이 뎅기열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방어 효과는 77.1%에 달하며 볼바키아 감염 모기가 방사된 구역의 뎅기열 감염률이 그렇지 않은 구역의 4분의 1에 불과하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뎅기열 입원 환자 비율은 각각 0.4%와 3%로, 86% 감축 효과를 봤다고 덧붙였다. 실험은 앞서 브라질, 싱가포르 등에서도 효과를 본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