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취' 오명의 부산진구 동천, 수질개선 사업 진행 중...일부 주민들, "많이 나아졌다" 긍정적 평가
부산시, 동천 재생 프로젝트로 수질 개선 사업 진행 중 최근 조사 결과, 9급수에서 3급수로 상향 주민들도 "냄새 줄어서 산책할 만하다"고 기대감 상승
어린 시절부터 부산시 동구 동천의 냄새를 맡고 자란 오현환(23, 부산시 동구) 씨는 여름철만 되면 동천을 지나갈 때마다 여전히 코를 막는다. 바로 동천에서 나는 악취 때문이다. 오 씨는 “평상시에도 냄새가 나지만 여름철이 돼서 기온이 오르면 악취가 매우 심각하게 난다”고 말했다.
동천 일대에는 많은 아파트, 주택가, 회사들이 있다. 일대 아파트 및 주택가에 거주하거나, 근처 회사에 출근하는 많은 시민은 평상시에도 악취를 느낀다. 더운 여름철이 되면 더욱 심해진 동천의 악취로 창문을 여는 것도 꺼린다.
동천은 부산시 부산진구 부암동 백양산에서 발원하여 부산항 자성대부두 인근에서 바다와 합류하는 하천이다. 이름은 부산진성의 동쪽으로 흘러서 동천이라고 붙여졌다. 하지만 악취로 인해 인근 시민들은 ‘똥천’이라고도 부른다.
부산시 보도자료에 따르면, 동천의 계속된 악취 발생과 수질 및 환경개선의 필요성을 알고, 동천 수질 개선 사업을 실시 중이다. 2013년 4월 동천재생 프로젝트 추진 방침을 수립하고, 2016년 12월부터 동천재생 프로젝트 총사업비 281억 원을 들여, 현재까지 진행하고 있다고 부산시가 발표했다.
부산시에서 진행 중인 동천재생 프로젝트는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일까? 보건환경연구원에서 조사한 하천 수질 조사에 따르면, 동천재생 프로젝트가 시작되고 3개월이 지난 2017년 2월의 동천 수질은 BOD(생화학적 산소요구량) 9.4로 5급수에 해당하는 수치를 나타냈고, 최근 2021년 3월 측정에는 BOD 3.9로 3급수에 해당하는 수치가 나타났다.
이처럼 수질이 좋아지고 있다는 측정 결과가 나타나고 있지만, 아직 근처에 거주하는 시민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어린 시절부터 동천 근처에 거주한 이 모(63) 씨는 “과거 동천 옆 공장에서 많은 폐수를 버리면서 오염된 강을 최근 수질 개선 사업으로 정화한다고는 들었다. 강에 있는 물을 빼고 넣고 빼고 넣고 하는 것은 알겠지만 강에서 냄새가 그대로 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한편, 동천재생 프로젝트에 대한 나쁜 의견만 있는 것은 아니다. 동천 근처에서 거주하다가 일로 인해 타지역으로 이사 간 후 최근 동천에 방문한 이 모 씨는 동천이 과거보다 아주 깨끗해졌고 느끼고 있다. 강에서 악취도 과거보다 훨씬 덜 나고, 강 옆 도로도 잘 정비해서 걷기 편하다. 이 씨는 “악취도 많이 줄고 예전보다 산책로 같이 해둬서 걷기 편하다. 일자리만 가깝다면 다시 돌아와서 살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