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술집 안 부럽네!"...젊은이들, 코로나 위험 피해 부산시 온천천으로 몰린다
5인 이상 모여도 야외에선 안전하다는 그릇된 인식 확대 부모들, "한강 대학생 사망 사건이 엊그제인데..." 걱정 태산
정부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부산시 유흥시설 다섯 종의 운영시간을 밤 11시로 제한하면서 대학생들이 금정구 온천천에서 음주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온천천에서 음주하는 이유는 실내와 달리 제한된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대학생 탁승현(22, 부산시 연제구) 씨는 입대하기 전 친구들과 늦게까지 술을 마시고 싶다고 생각하던 중 온천천을 떠올렸다. 탁 씨는 “그 이후 문을 일찍 닫는 술집 대신 편의점에서 술을 산 후 온천천에 가 술을 마신다. 맛있는 안주까지 시키면 술집 안 부럽다. 제한 시간도 없으니 마음이 여유로워 술도 더 잘 들어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내보다 더 안전하다고 생각해 온천천에서 술을 마시는 사람도 있다. 백기욱(21, 부산시 연제구) 씨의 말을 따르면, 술집에 여덟 명이 가면 두 테이블로 나눠 자리를 내주는 곳이 많다. 백 씨는 “사방으로 트여있는 온천천보다 좁은 장소에 열 명이 넘게 모여있는 술집이 더 위험하다. 어차피 똑같이 5인 이상이 모인다면 야외가 더 안전한 거 아니냐”고 말했다.
한편,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온천천에서 술을 마시는 건 민폐라는 의견도 있다. 부산대학교에 재학 중인 허세정(22, 부산시 연제구) 씨는 평소 온천천을 따라 전동 킥보드를 타고 통학하는데 귀가할 때쯤 온천천 강가에 자리 잡고 술 마시는 사람들을 자주 목격한다. 허 씨는 “늦은 밤에 술 마신 사람들이 소리를 질러 너무 시끄러웠다. 심지어 10여 명 정도가 모여 술을 마시는 것도 봤다. 그런 사람들은 확 코로나나 걸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당시 허 씨와 함께 그 장면을 목격했던 권상율(22, 부산시 동래구) 씨는 5인 이상 집합 금지를 어겼다며 이들을 112에 신고했다. 권 씨는 아무리 기다려도 경찰이 오지 않자 다시 112에 전화했다. 하지만 권 씨는 구청에 문의해야 한다는 답변을 받고 구청에 문의했지만, 직원에게 야외에서 5인 이상 집합하는 건 상관없다는 대답을 받았다. 권 씨는 “이럴 거면 대체 5인 이상 집합 금지를 왜 하는지 모르겠다. 더 강력한 규제 수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야외 음주에 대한 단속이 강화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부모도 있다. 주부 유영선(54, 부산시 동래구) 씨는 “불과 한 달 전 한강공원에서 술을 먹고 손정민 군이 사망하는 사건이 있어 야외에서 술 마시는 아이들이 걱정스럽다. 방역수칙을 어기고 길거리에서 술 마시는 걸 왜 안 잡아가는지 모르겠다. 야외 음주를 더 강하게 단속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