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플라스틱으로 가득찬 ‘아이스팩’... 곳곳에서 의료진 얼음조끼, 소상공인에게 무상 지급 등으로 재활용

전국 지자체, 주민대상 아이스팩 재활용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어 서울 용산구청은 지난 4월부터 주민센터에서 아이스팩 수거 추진 수거된 아이스팩, 의료진의 얼음 조끼와 소상공인 등에 무상 지급 ‘내 손안의 분리배출’ 앱을 통해 수거함의 자세한 위치 확인 가능

2021-08-23     취재기자 성민주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소비 문화 확대에 따라 온라인 식료품 배달도 급증했다. 내용물을 신선하게 보관하기 위해 ‘아이스팩’ 사용도 덩달아 급증했지만,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아이스팩을 기부해 재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전국 지자체에서는 아이스팩을 재사용하는 캠페인을 통해 자원순환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아이스팩 재활용 캠페인은 주민들이 기부한 아이스팩을 재사용 가능하게 세척한 후 의료진의 얼음 조끼와 소상공인 등에게 무상으로 지급하는 활동이다. 시민들이 환경 보호에 동참하는 동시에 의료진과 소상공인은 아이스팩 구입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일석이조 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서울 용산구청은 지난 4월부터 주민센터에서 아이스팩 수거를 시작해 누구나 쉽게 아이스팩을 기부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고 지난 17일 밝혔다. 아이스 팩 재활용 사업을 펼쳐 주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는 것. 용산구에 따르면, 아이스팩 제출자는 아이스 팩 종류별 분리방법을 안내하고 에코 마일리지 타올, 물티슈 등 홍보 물품을 제공받을 수 있다. 수거된 아이스 팩은 선별 작업을 통해 재사용이 가능한 것으로 별도 분류되고, 구에서 무료로 배부하는 Em 발효액을 활용해서 세척과 소독 과정을 거쳐 재활용 아이스 팩으로 탈바꿈된다. 이후 재활용 아이스 팩은 폭염 속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힘쓰는 한남동, 용산역 임시 선별 진료소 의료진과 근무자들이 착용하는 얼음 조끼로 사용된다. 용산구는 일부 아이스 팩은 야외에서 근무하는 골목 청결지킴이들에게 얼음조끼와 함께 지급해 더위를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도록 했다고 전했다. 용산구청에 이어 성동구청에서도 지난 6월부터 관내 17곳에 아이스팩 수거함을 설치했다. 주민들은 각 동 주민센터에 설치된 아이스팩 전용 수거함을 통해서 아이스팩을 기부하고 있다. 수거된 아이스팩은 지역 내 전통시장과 상인 등에게 무상으로 지급된다. 이외에도 부산, 강원, 전남 여수 등 일부 지역에서도 아이스팩 전용 수거함을 설치해 소상공인 등에게 전달하고 있다. 부산 해운대구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11월까지 약 8개월 동안 아이스팩 수거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

참여를 원하는 시민들은 앱을 통해서 간편하게 아이스팩 전용 수거함의 위치를 확인한 후 기부하면 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포장공제조합 홈페이지’ 또는 ‘내 손안의 분리배출’ 앱에서 수거함의 자세한 위치를 확인한 후 아이스팩의 겉면만 닦아 넣어주면 된다. 훼손된 아이스팩과 종이· 부직포로 구성된 아이스팩은 수거함에 넣을 수 없다.

부산의 경우에는 아이스팩 수거함이 금정구 장전1동 행정복지센터, 동구 초량1동 행정복지센터 등에 설치돼 있다.
아이스팩의 주요 성분은 미세 플라스틱의 일종으로 환경오염을 유발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고흡수성 수지(sap)라는 화학물질로 구성돼 자연 분해되는데 500년 이상이 걸린다고 한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고흡수성 수지가 주요 성분인 아이스팩은 물을 흡수해서 젤 형태로 변한 상태를 얼려서 일반 얼음보다 냉기가 오래 지속되는 냉장 효과를 이용한 것”이라며 “하지만 잘 터지지 않도록 만들어진 미세 플라스틱으로 환경오염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