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하는 미디어 시대에 ‘셧다운제’는 옛날 정책?... 10년 만에 폐지 목소리 나와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는 시대가 열렸다. 1인 방송,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인터넷 만화(웹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청소년이 이용할 수 있는 매체가 다양해지면서다. 컴퓨터(PC) 온라인게임 대신 모바일 게임이 크게 성장하는 등 게임 이용 환경 또한 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청소년의 게임 과몰입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도입된 ‘게임 셧다운제’가 10년 만에 폐지될 것으로 보인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여성가족부는 ‘셧다운제도 폐지 및 청소년의 건강한 게임 이용 환경 조성 방안’을 지난 25일 발표했다.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이번 방안은 청소년의 게임 이용 환경 변화를 반영해 게임 셧다운제를 폐지하고 자율적 방식의 ‘게임시간 선택제’로 청소년 게임시간 제한 제도를 일원화한다는 것이다.

여성가족부는 “청소년 보호 정책은 매체 이용 환경 변화에 대응해 실효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며 “이번 개선 방안이 궁극적으로 입법까지 이어지도록 적극적으로 국회 논의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게임 셧다운제는 지난 2011년 11월 도입된 제도다. 청소년의 수면권을 보호하고 게임 과몰입에 따른 부작용을 방지하고자 마련됐다. 16세 미만 청소년과 아동은 밤 12시부터 오전 6시 사이 인터넷 게임을 이용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새롭게 논의되고 있는 게임 선택제는 만 18세 미만 청소년 본인 또는 법정대리인의 요청 시, 원하는 시간대로 게임 이용 시간 설정이 가능한 제도다.

게임 셧다운제 폐지는 청소년의 자율성에 따라서 개선의 필요성이 논의됐다. 교육부에 따르면, 청소년의 자기결정권 및 가정 내 교육권을 존중하여 자율적 방식으로 청소년의 건강한 게임 여가문화가 정착되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것.

교육부는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청소년이 스스로 결정하고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청소년이 이러한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관계 부처와 협력해 학교와 가정, 사회에서의 매체(미디어)와 게임 이용 교육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건전한 게임 환경 조성과 청소년의 다양한 여가활동을 위해 지속해서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급변하는 미디어 시대에 맞춰 PC에만 적용되는 게임 셧다운제는 규제력을 잃었다는 여론도 한몫했다. PC 게임에 비해 떠오르고 있는 모바일 게임은 오히려 청소년 이용 규제가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다는 것. 학부모 성 모(49) 씨는 “대부분 학생들은 PC 게임보다 모바일 게임을 더 많이 한다. 그런데 PC는 셧다운제로 규제가 마련돼 있지만, 만약 모바일 게임에 시간제한을 걸고 싶으면 돈을 주고 게임 시간제한용 프로그램을 구매해야 하는 등 규제가 없어 별도의 관리가 따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게임 셧다운제가 폐지되더라도 청소년의 건강한 게임 이용 환경 조성 지원은 계속된다. 정부는 온라인에서의 청소년 보호에 빈틈이 없도록 모니터링을 확대하고 관계부처 협조체계를 강화할 방침이다.

또 ‘찾아가는 게임문화교실’도 확대해 청소년의 게임 이용 조절능력 향상을 지원하고, 다양한 매체를 건강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매체이해력(미디어 리터러시) 교육도 진행할 계획이라는 것.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모바일 게임까지 셧다운제 한다더니 결국 폐지되네”, “셧다운제가 벌써 10년 전이라니 대박이다”, “우리나라 e스포츠 발전을 막는 제도였다”, “애초에 왜 통제하는지 의문이었다”, “게임 시장도 변화했으니 맞춰가는 게 맞지”, “PC에만 굳이 적용되는 셧다운제는 사실상 지금 상황에선 규제력을 잃을 수밖에”, “요새 PC 게임을 하는 사람이 있나? 대부분 모바일 게임으로 변해갔지”, “시대에 맞춰서 정책이 변화해야 하는 건 당연하다”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