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에이즈 바이러스 치료제’ 중국서 시판 허가

한국화학연구원 개발... 신약 후보물질이 신약으로 승인된 첫 사례 에이즈 바이러스 치료제 글로벌 시장은 현재 16조 원 규모로 추산

2021-10-02     취재기자 허시언
에이즈

한국화학연구원에서 발굴된 에이즈 바이러스 치료제 후보물질이 국내 신약 개발 기업 기술이전을 통해 최근 중국에서 신약으로 시판이 허가됐다. 한국화학연구원에서 개발한 신약 후보물질 중 처음으로 상용화되는 신약으로, 곧 판매가 시작될 예정이다.

화학연 박사팀은 1995년부터 에이즈 바이러스 치료제 연구를 시작해 2006년 미국 글로벌 제약사인 길리어드와 공동연구 후 2008년 에이즈 바이러스 치료제 후보물질을 발굴했다. 본 후보물질에 대해 국내 신약 개발 기업 카이노스메드가 국내 임상 1상을 마쳤고, 화학연은 2012년 카이노스메드에 기술이전해 후보 물질이 신약으로 개발될 수 있도록 했다.

기술이전 기업 카이노스메드는 에이즈 환자 증가율이 높은 중국 내 상용화를 위해 2014년 중국 제약사 장수아이디에 후보물질의 중국 판권을 이전했다. 이후 중국 내에서 임상 1~3상을 거쳐 지난 6월에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으로부터 판매허가를 받았다.

그동안 전 세계에서 에이즈 바이러스로 사망한 사람은 3000만 명 이상이다. WHO에 따르면 신규 HIV 감염인과 에이즈 환자는 전 세계적으로 2018년 기준 170만 명 발생했다. 신규 환자는 감소 추세지만, 우리나라를 포함해 일부 국가에서는 신규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2018년 HIV 감염인과 에이즈 환자가 누적 125만 명으로 집계되며, 매년 약 8만 명씩 감염자가 증가하고 있다. 단일 국가로는 최대 증가율로 추정되며 중국 에이즈 바이러스 치료제 시장 규모는 1조 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에이즈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그동안 면역 약화로 사망에 이를 확률이 높았지만, 치료제가 개발된 후에는 만성질환처럼 관리하면 생존해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따라서 치료제의 중요성이 높아졌다. 에이즈 바이러스 치료제 글로벌 시장은 현재 16조 원 규모로 추산되고 있다.

본 치료제는 향후 타국가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글로벌 판매권을 연구원이 기술이전한 국내 기업 카이노스메드가 보유하고 있어 해외 신흥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한국화학연구원 관계자는 “화학연에서 개발된 신약 후보물질이 신약으로 승인된 첫 사례로 의미가 깊다”며 “앞으로도 화학연에서 발굴된 많은 후보물질이 계속해서 신약으로 개발돼 인류의 건강과 수명 향상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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