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면지하철 승강장·열차 간격 넓어 발빠짐 사고 빈발

인명사고 위험 도사렸는데 자동 이동식 발판 도입은 미적미적

2017-07-07     취재기자 최은진
최근 부산도시철도를 탔던 최모(22, 부산시 금정구 부곡동) 씨는 서면역에서 내리다가 아찔한 순간을 목격했다. 이웃칸에서 한 할아버지가 승강장과 열차 사이에 발이 미끄러져 들어가는 사고를 당해 주위 사람들로부터 부축을 받고 가까스로 위기를 모면했던 것이다. 최 씨는 “주위 사람들이 도와주지 않았다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던 위험천만한 상황었다”고 말했다. 최 씨가 목격한 상황은 승강장과 열차 사이에 간격이 넓어서 발이 빠지는 불상사다. 현재 부산도시철도는 "승강장과 열차 사이의 간격이 넓어 승하차 시 조심하시기 바랍니다"라는 음성방송으로 승객들에게 주의를 일깨우고 있다. 하지만 이 음성방송만으로 발빠짐 사고를 예방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대학생 박모(24) 씨는 평소 승강장과 열차 사이 간격이 넓다는 지하철 안내 방송을 주의 깊게 듣지 않는다. 그런데 그는 마침 서면역에서 내리다가 그 간격 넓은 승강장과 객차 사이에 휴대폰을 떨어뜨렸다. 박 씨는 “안내방송이 나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내가 그곳에서 휴대폰을 떨어뜨릴 줄은 몰랐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서면역의 승강장과 열차 사이의 간격은 약 11cm다. 다른 역사에 비해 조금 더 간격이 넓다. 이 간격에 대해 법적인 기준은 따로 정해져 있지는 않지만, 10cm를 넘기면 승객을 위한 별도 조치를 취해야한다. 그래서 서면역에는 승객들을 위한 고무 발판이 설치되어 있다. 대학생 이모(22, 부산시 금정구 구서동) 씨도 지하철 1호선을 타고 서면역에서 하차했다. 이 씨는 시간을 확인하기 위해 휴대폰을 꺼내느라 한 눈 판 사이 한 쪽 다리가 승강장과 열차 사이의 틈에 끼이는 사고를 겪었다. 주위 사람들은 아무도 이 씨 자신을 도와주지 않았다. 이 씨는 “지금도 그 때를 생각하면 아찔하다. 고무발판이 부착되어있음에도 불구하고 열차와 승강장 사이 간격이 너무 넓은 것 같아 위험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서면역의 승강장과 열차 사이 간격이 넓은 것은 지형 때문이다. 지하철은 도로의 노선을 따라간다. 만약 도로가 곡선이라면 지하철도 곡선으로 휘게 되는 것이다. 서면역은 서면로타리 지하에 위치해 있어 지하철 승강장이 곡선으로 설계됐고, 선로는 직선이기 때문에 그 사이에 간격이 생기는 것.  이러한 간격으로 인해 발생하는 발빠짐 사고를 막기 위해 서울 지하철에서는 이미 2008년 9월부터 자동 이동식 발판을 설치했다. 가로, 세로 각각 85㎝ 크기의 안전 발판은 발빠짐을 방지할 뿐만 아니라 휠체어를 사용하는 승객들에게도 편리하다. 하지만 이동식 발판은 아직 부산에 도입되지 않고 있다. 부산교통공사 휴메트로의 한 관계자는 “임시방편으로 고무 발판을 설치했지만, 장기적으로는 자동 이동식 발판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