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8세기 서해안 해수면 상승 사실 확인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전북 곰소만 해역 염전 중심 연구 서해안 일대 매년 1.3~1.4mm 정도의 해수면 변동 추정 전 지구적 기후변화에 한반도가 민감하다는 사실 제시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조선시대 고문헌 분석을 통해 과거 한반도의 해수면이 상승한 적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는 1700년대 초 그린란드의 빙하가 녹아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전 지구적 기후변화와 해수면 변동에 한반도가 특히 민감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남욱현 박사 연구팀이 조선시대 염전 위치에 따른 소금 생산 지역과 수송 경로에 관한 지료를 바탕으로 1500년대 초반에서 1700년대 중반에 걸쳐 전북 고창군 곰소만 해역의 해수면이 낮아졌다가 상승한 것을 확인했다.
우리나라 전통 소금인 자염은 갯벌의 염전에서 나오는데, 염전의 대부분은 밀물이 들어오는 끝자락에 위치한다. 연구팀은 이러한 점을 착안해 신중동국여지승람, 지봉유설, 택리지, 지방지도 등 고문헌에 나와 있는 전북 고창군 곰소만 해역의 염전을 중심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곰소만으로 흘러드는 길곡천 하류의 시추 조사를 통해 해수면이 낮아졌을 때 갯벌 흙이 공기 중에 노출돼 만들어진 고(古)토양을 발견했다. 고토양은 과거에 조사 지역이 지표면이었음을 밝히는 결정적인 증거가 된다.
연구팀은 고토양 등 시추 조사 자료의 정밀한 분석을 통해 1530년 무렵에는 염전 위치가 해안에서 800m 떨어져 있었으며, 바닷물이 밀물로 가장 높아졌을 때의 수위, 즉 만조선의 높이가 1.6m 정도였음을 확인했다. 특히 220년이 지난 1750년 즈음에는 만조선이 2.2m로 약 0.6m 높아진 사실을 알아냈다.
이러한 연구결과로 1500년대 초반에서 1700년대 중반의 서해안에는 자연적 요소에 의해 매년 1.3~1.4mm 정도의 해수면 변동이 있었음을 추정할 수 있다. 우리나라 서해안의 평균 해수면 높이는 지난 30년간 지구온난화 등 인위적 영향으로 매년 1.31mm씩 높아졌다.
연구팀은 곰소만 해역의 시추 조사와 분석을 통해 전 지구적 기후변화와 해수면 변동에 한반도가 특히 민감하다는 연구결과를 제시했다. 넓고 편평하게 발달한 서해안 갯벌의 특성상 해수면의 높이가 조금만 변하더라도 해안선 변화 폭이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곰소만 지역의 해수면 상승 복원 연구는 한반도의 해수면 상승이 소빙기 말(1850년 무렵)보다 더 일찍 시작됐다는 것을 유추하게 한다. 특히 1700년대 초 그린란드 빙하의 해빙이 한반도 주변의 해수면 상승을 유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