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 성지’...울산 ‘장생포 고래마을’ 가보셨나요?
대박 드라마 '오징어게임 성지' 입소문 타고 활기
코로나도 잊고 추억의 게임 속으로 빠져든 관광객
고래문화재단, '장생포 게임' 만들어 SNS 적극 홍보
2022-11-13 취재기자 이은진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그저 어린 시절 동네 친구들과 신나게 외치던 말이 넷플릭스 오리지날 드라마 ‘오징어게임’으로 인해 이제는 전 세계 모두가 열광하는 말이 돼버렸다. 울산에는 학창시절 교복을 입고 추억의 게임, 추억의 물품 그리고 다양한 먹거리와 함께 이 말을 마음껏 외칠 수 있는 곳이 있다. 오징어게임을 현실에서 즐겨보는 것과 더불어 동심으로 돌아간 것만 같게 하는 이곳은 바로 ‘장생포고래문화마을’이다.
장생포고래문화마을은 1960~70년대 고래잡이를 하던 옛 울산 장생포의 모습을 재현한 곳이다. 2015년에 다양한 놀 거리와 먹거리로 꾸며 개관했지만, 고래잡이 논란과 코로나 19로 관광객의 발길이 끊겼다. 최근 다시 관광객들이 붐비면서 울산에 가면 꼭 가봐야 할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장생포고래문화마을에 갑자기 관광객으로 붐비는 이유는 뭘까? 바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게임’ 덕분이다. 장생포고래문화마을에서는 오징어게임에 나온 6가지 게임 중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달고나 만들기, 오징어게임 등 3가지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장생포고래문화마을의 최고의 인기 ‘달고나 만들기’
장생포고래마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곳은 동네점빵에 있는 달고나 만들기다. 고래문화마을 입구에서 입장해 조금만 걷다 보면 달달한 달고나 냄새에 발이 저절로 동네점빵으로 움직인다. 동네점빵에는 오징어게임에 나온 우산 모양 달고나를 집어 만드는 사람, 달고나를 만들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으로 북적인다.
부산에서 장생포고래문화마을을 찾은 한은희(39, 부산시 부산진구) 씨는 오징어 게임에 나왔던 우산 모양 달고나를 단번에 집어 만들었다. 한 씨는 “오징어게임에 나오는 게임을 해볼 수 있다고 해서 왔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놀랐다”며 “드라마를 보고 와서 그런지 더 재밌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장생포고래문화마을 안에서 동네점빵(달고나 만들기 체험)를 운영하고 있는 자영업자 김미정(울산시 남구) 씨는 ‘오징어게임’의 영향을 체감하고 있다. 김 씨는 “코로나가 확산한 후 문을 닫았다가 최근 다시 가게 문을 열었다”며 “오징어게임의 영향으로 주말마다 관광객으로 붐비는데, 달고나를 만들지 못하고 돌아가는 손님들이 있어 미안할 정도다”고 말했다.
영희 술래인형도 관광객들에 인기
동네점빵을 지나 조금만 걷다보면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할 수 있는 공간이 보인다. 오징어게임에서 봤던 영희 술래 인형과 비슷하게 생긴 인형이 관광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김해에서 오징어게임을 보고 방문한 대학생 이현아(24, 김해시 외동) 씨는 “오징어게임에서 봤던 영희 술래 인형과 비슷한 게 있어서 마치 오징어게임에 참가한 것 같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광객 이동순(65, 부산시 부산진구) 씨는 “어린 시절 했던 게임을 많은 사람들과 해볼 수 있어서 재밌었고, 과거로 돌아간 것 같다”고 말했다.
오징어게임의 대표 추억의 게임 ‘오징어게임’
장생포고래문화마을 안을 한번 돌고 나면 마지막으로 오징어게임이 보인다. 이곳은 함께 온 친구, 가족들과 오징어게임을 해보거나 구경하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 부산에서 울산으로 여행 온 대학생 장예지(24, 부산시 사하구) 씨는 “어릴 때 오징어게임을 한 세대는 아니지만, 넷플릭스에서 봤던 걸 직접 눈으로 보니 신기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고래문화재단은 오징어게임 열풍에 힘입어 '장생포 고래문화마을에서 즐기는 전통 놀이'를 주제로 하는 '장생포 게임'을 만들어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홍보하고 있다.
장생포고래문화마을에서는 매일 달고나, 옛날 교복체험 등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장생포 게임이 운영 중이며 주말·공휴일에는 장생포 옛마을 재연, 건강국수체험, 추억의 다방 DJ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