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웹툰', 일본 위협하며 세계 만화시장 향해 '진격 중'
'오징어 게임' 이후 넷플릭스 1위 '지옥'... '네이버 웹툰'이 원작 국산 만화 기업, 세계 1위 만화시장인 일본 시장 점유율 70% K-웹툰의 경우 접근성 좋고 '다양한 장르'의 만화 추구가 강점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의 여운이 채 가기도 전에 웹툰을 원작으로 한 넷플릭스 ‘지옥’이 스트리밍을 시작하자마자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드라마, 케이팝 등 다양한 분야에서 K-미디어의 수요가 점차 늘고 있고 이번 ‘지옥’을 통해서 한국 ‘웹툰 시장’ 역시 더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애니메이션’과 ‘만화’라는 단어를 들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나라는 ‘일본’이다. 일본은 ‘애니메이션의 성지’라고도 불리는 만화, 애니메이션, 비디오 게임 전문 매장들이 줄지어진 도쿄 ‘아키하바라’와 같은 관광지가 있을 정도로 만화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은 나라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0년 디지털 만화시장 규모 추정치에 따르면 일본이 4조 5109억 원으로 1위를 달리고 있고 중국, 미국 다음으로 우리나라가 1조 5432억 원으로 전세계 4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일본 시장 속 한국 기업의 매출 점유율이다. 2020년 6월 모바일 데이터 분석 플랫폼 ‘앱애니’에 따르면 네이버의 ‘라인망가’, 카카오의 ‘픽코마’ 등 K-웹툰 플랫폼이 일본 디지털 만화 시장에서 스마트폰 앱 매출 70%의 점유율을 달성했다. 즉 세계 1위 애니메이션 시장 속에서 국내 회사가 매출 1위를 기록한 것이다.
K-웹툰의 장점 - '쉬운 접근성'
이는 코로나의 여파로 비대면 수요가 늘어 디지털 경제가 활성화됨에 따른 영향으로도 볼 수 있지만 가장 큰 차이점은 일본 만화시장은 아직 ‘종이 만화책’을 대부분 고수하고 있으나 한국 만화는 모바일이나 인터넷 등으로 볼 수 있는 ‘웹툰’형 만화를 지향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1위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제공하는 ‘네이버 웹툰’ 서비스는 2004년 7월에 첫 서비스를 진행했으나 초창기엔 우리가 알고 있는 웹툰이 아니라 출판 만화의 유료 제공 서비스를 하는 사이트였다. 이후 2006년 2월 대규모 개편을 통해 우리가 현재 알고 있는 웹툰 서비스가 메인이 됐다.
네이버 뿐 아니라 다음의 ‘다음 웹툰’ 역시 2003년부터 웹툰 서비스를 제공했고 2021년 8월부터는 카카오웹툰으로 개편됐으나 여전히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두 포털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웹툰 서비스들은 일부 서비스를 제외하면 무료이고, 모바일로 볼 수 있다는 장점 덕에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나 화장실에 갈 때 등 언제 어디서나 핸드폰만 있다면 편리하게 웹툰을 감상할 수 있어 종이 만화책이 주류인 일본보다 훨씬 접근성이 좋다.
장르의 다양성
일본 만화 중 인기 있는 만화는 대부분 ‘소년만화’라는 점에서 한국 만화시장은 ‘장르의 다양성’에서도 우위를 점했다.
소년만화란 소년 만화 잡지에 주로 연재되는 만화를 의미하며 주인공이 전투와 싸움을 하며 모험하고 성장하는 내용을 주로 다룬다.
일본 방송국 ‘TV 아사히’가 2021년 1월 ‘일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만화’ 순위를 집계하기 위해 15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만화 총선거’에 따르면 '원피스', '귀멸의 칼날', '드래곤볼', '나루토' 등의 소년만화들이 10위권 안에 있고 그 외에도 '주술회전', '이누야샤', '블리치' 등 많은 소년만화가 30위권 내에 들었다.
그러나 한국 웹툰 시장에서는 비슷한 장르의 만화를 찾아보기 힘들다. 네이버 웹툰의 경우 요일마다 어떤 만화가 가장 인기 있는지 알 수 있는데, 이번 주 기준으로 특집성 만화인 ‘최애야, 잘 지내니’를 제외하면 옴니버스식 만화, 학원ㆍ연애물, 소년만화, 개그 만화, 성인 만화 등 매우 다양한 장르가 인기 순위의 상단에 있다.
결국 한국 만화시장은 ‘웹툰’이라는 플랫폼을 주로 이용해 접근성을 높였으며 독자들의 수요에 맞게 일관되지 않고 다양한 장르의 만화가 연재된다는 점을 강점으로 일본 만화시장 및 해외 만화시장을 무섭게 따라잡고 있다.
서범강 한국웹툰산업협회 회장은 잡지 ‘기획회의’를 통해 “웹툰의 시대를 살아가며 웹툰의 영역 안에서 ‘다양성’에서 해법을 찾아 시장의 균형을 이루고 쉼 없이 연구하고 실행할 때 K-웹툰은 새로운 해외시장으로 뻗어나갈 것”이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