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령산 스노우캐슬, 북한산 리조트 재건축에서 '길' 찾아야
서울 북한산도 부산 스노우캐슬과 비슷한 상황 겪어 이해관계자들과 끈질긴 합의와 타협...7년만에 재건축 삼정기업 운영 파라스파라 서울... 도심속 리조트로 거듭나
부산 황령산의 스노우캐슬이 겪고 있는 문제를 서울 북한산에서도 비슷하게 겪은 적이 있다. 공사가 중단되는 바람에 서울 북한산 자락에 7년 동안 공사의 흔적들이 방치된 것. 방치된 사업장은 북한산의 흉물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하지만 북한산은 7년의 방치와 우여곡절 끝에 재건축에 성공했다. 많은 사람들의 우려를 딛고 재건축에 성공하게 된 과정 속에는 수없이 많은 합의와 타협이 있었다. 서울시의 장기 난제였던 북한산 리조트 사업은 2018년 재건축이 시작되면서부터 2021년 개장까지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끝날 수 있었다.
북한산 리조트 사업은 2009년 시행사인 더파인트리가 시작한 개발 프로젝트다. 시행사는 북한산 자락인 우이동 일대 8만m² 부지에 연면적 10만m² 규모의 콘도를 건립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2011년 사업 추진에 차질이 생기기 시작했다. 서울시와 강북구가 인·허가 과정에서 고도 제한 완화와 산을 깎아야만 하는 진입 도로 개설을 무리하게 허가해줬다는 논란에 휩싸인 것. 국립공원 자락에 만들어지는 호화판 콘도 논란까지 이어지며 결국 공사는 2012년 공정률 48%인 상태에서 중단됐다. 시공사인 쌍용건설은 사업과 관련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자금난에 허덕이다 결국 법정 관리에 들어갔다.
쌍용건설은 사업의 새 주인을 찾기 위해 여러 차례 매각을 시도했다. 2015년 이랜드가 매입하기로 하고 계약까지 체결했지만 이랜드가 잔금을 내지 않으면서 결국 무산됐다. 이후에도 한동안 사업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후 7년 동안 흉물로 방치된 사업장은 2018년 부산지역 건설업체 삼정기업이 부지를 사들이면서 재건축이 시작됐다. 리조트 건설을 다시 시작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설계를 변경해 다시 인·허가를 받는 데에만 1년 반이 소요됐다. 수차례의 TF 회의와 협의를 거치고 설계도 여러 번 수정됐다.
북한산의 경관을 해친다는 지적을 받아들여 삼정기업은 건물이 북한산의 모습을 최대한 가리지 않도록 건물의 전체 높이를 낮췄다. 이미 지어져 있던 건물 2개 층을 허물고 착공되지 않은 건물은 모양을 일부 바꿨다.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개장한 ‘파라스파라 서울’은 서울을 벗어나지 않고도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국립공원의 자연환경을 즐기면서 서울 내에서 여유를 즐길 수 있는 리조트로 인기를 얻은 것. 도심에서 멀리 벗어나지 않고도 여유와 안정, 그리고 놀러 가는 기분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장소로 인식된 것이다.
파라스파라 서울 신수진 마케팅 매니저는 “파라스파라 서울이 인기를 얻은 이유는 도심 안임에도 불구하고 자연을 가까이서 느낄 수 있는 환경”이라며 “사람들이 북한산을 더 많이 찾아올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파라스파라 서울 재건축 성공 사례는 13년간 흉물로 방치된 부산 황령산 스노우캐슬의 재건축 추진에 좋은 벤치마킹 사례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