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음료쏟고 막 울어도 이해해달라 '애티켓 캠페인' 뜨거운 논쟁벌어져

길을 걷다 아이와 부딪쳐도 아이는 시야 작고, 몸 사용 미숙해서 너그럽게 봐줘야 아이가 식당에서 막 울어도 아이는 낯선 장소에서 불안해지기 때문에 이해해야 네티즌 "아이로 인해 피해 봐도 관대함과 배려하라는 강요 지적 부모교육 먼저"

2022-05-17     취재기자 오현희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서 진행하는 ‘애티켓’ 캠페인을 두고 ‘배려를 지나치게 강요한다’, ‘우선 부모가 먼저 에티켓을 지켜야한다’ 등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서
지난 9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유튜브에 올라온 ‘아이에게 괜찮다고 말해주세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애티켓 캠페인’ 영상은 공원 편, 식당 편, 직장 편으로 나뉘어 있다. 영상에는 정신건강의학과 오은영 박사가 나와 아이를 배려하고 이해하는 ‘애티켓’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애티켓’은 어린이와 ‘에티켓’을 합친 표현이다.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영상은 공원 편과 식당 편이다. 공원 편은 젊은 연인이 커피를 들고 공원을 산책하다가 어린아이와 부딪쳐 신발과 옷에 커피를 쏟고 만다. 이때 오은영 박사는 “아이는 키가 작아 시야가 좁다. 몸을 계획적으로 사용하는 게 미숙하다”며 “성장 중인 아이니까 너그럽게 봐달라”고 말한다. 이어 식당 편에서는 어린아이가 식당에서 시끄럽게 울어 주변이 소란스러워지며 손님들은 그 가족에게 불편한 시선을 보낸다. 이때 오은영 박사는 “아이는 낯선 장소에서 불안해진다. 말 안 듣는 아이로 보이겠지만 마음이 힘든 거다”며 “어른과는 다른 아이들의 마음 표현을 이해해달라”고 말한다. 그리고 영상 마무리에 오은영 박사는 “육아하는 부모를 배려해 ‘괜찮아’라고 말해달라”고 ‘애티켓’ 켐페인 참여를 독려하며 영상은 끝이 난다. ‘애티켓’ 켐페인 영상을 접한 네티즌들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아이로 인해 피해를 본 사람들에게 관대함과 배려를 강요한다고 지적했다. 한 네티즌은 “기본적으로 ‘애티켓’이 이루어지기 전에 아이의 부모교육이 먼저”라며 “아이를 키울 때 여러 불상사가 일어나는 건 아이 부모라면 다 경험하는 일이지만, 정말 대처를 잘하는 부모가 있는 반면에 기본을 밥 말아 먹는 부모도 있다는 것이 사실이다”고 전했다. 이어 네티즌은 “이 세상은 함께 살아가는 것으로 누구의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 아닌 서로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영상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가진 네티즌들은 “부모에게 가르쳐줘야 할 내용을 다른 사람에게 가르치고 있다”, “아이는 그럴 수 있지만, 부모는 그러면 안 된다”, “아이들은 실수할 수도 있다. 그런데 그걸 보고 괜찮다고 말해줄 수 있는 건 부모의 태도에 달려 있다” 등 부모의 태도가 먼저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반면 부정적인 논쟁 속 일부 네티즌은 “누가 봐도 아이가 그리 큰 잘못을 하지 않았음에도 인상을 찌푸리며 막말하는 어른도 꽤 봤다”며 “부모에게만 책임을 물지 말고 ‘에티켓’과 ‘애티켓’의 적절한 공존이 필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