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선사고 난 SRT 열차 승객 "장시간 지연 운행에 짜증, 답답"
부산발 수서행 SRT 탈선사고 승객, 생생한 현장 제보 열차 내 안내방송 불구, 승객 불안감 해소 ‘미흡’ 부산 도착 4시간 지연... 코레일 측 탑승 금액 50% 환불
지난 1일, 부산발 수서행 SRT 탈선 사고로 이후 KTX, 무궁화호 등 다른 열차들까지도 지연운행 되면서 이용객들은 큰 불편을 겪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부산발 수서행 SRT 제338호 열차는 지난 1일 오후 3시 21분경 대전 조차장역 인근에서 운행 중에 궤도를 이탈했다. 이 열차 탈선으로 7명의 경미한 부상자가 생겨 인근 병원으로 빠르게 이송됐다. 열차에 탑승한 승객들은 대전 조차장역까지 도보로 이동하였으며, 대전역으로 버스를 타고 이동해 타 열차로 환승했다.
상행선 열차가 이탈하자 서울행 KTX는 일반선을 이용하여 우회 운행했고, 수서행 SRT는 고속선 하행선 중 일부 구간을 운영해 이용했다. 이에 따라 사고 이후 운행하는 열차는 장시간 동안 지연 운행됐다.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부산행 KTX에 탑승한 대학생 김민우(22, 부산 금정구) 씨는 장시간 동안 움직일 수 없었다. 김 씨가 예매한 열차는 오후 10시 48분 출발이었지만 새벽 1시가 돼서야 움직였다. 열차는 총 두 번의 안내방송을 했다. 11시 안내방송에는 탈선사고로 인한 열차 지연 소식을 전하고, 12시 안내방송에서는 앞 차가 밀려 출발신호가 떨어지지 않는다고 전했다.
초조함으로 시작된 열차 안 분위기는 점차 짜증과 불만으로 바뀌었다. 김 씨가 가장 불편함을 느꼈던 부분은 자정이 넘어가면서 몰려드는 목마름이었다. 장시간 여행으로 이미 체력이 고갈된 상태였다. 열차에서 잠시 내려 편의점을 다녀오고 싶었지만, 열차가 언제 갑자기 출발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섣불리 행동하지 못했던 것. 김 씨는 2시간이 지나자 빠르게 열차에서 내려 생수를 구매했다. 열차로 돌아온 김 씨는 “출발하지 않았구나 안도감이 들면서도 답답하고 짜증 났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김 씨는 승객들의 상황을 살피지 않고 방송으로만 지연운행을 통보한 상황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는 “승무원은 열차 탑승 이후 한 번도 보이지 않다가 열차가 출발하니 그제야 보였다”며 “그마저도 빈도가 매우 낮았고 몇몇 승객들과 작은 트러블도 있었다”고 말했다.
원래 김 씨가 예매한 열차는 고속선으로 일반선보다 70분 정도는 일찍 도착한다. 하지만 탈선 문제로 고속선 이용이 불가능해지자 코레일 측은 일반선으로 변경했다. 이에 대한 공지는 열차가 출발하고서야 승객들에게 전달됐다. 김 씨는 “지연 문자를 보낼 때 일반선으로 바뀐다는 이야기를 해줬으면 타지 않았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코레일 측이 어떠한 대처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부산역 선상 주차장 관리팀에 따르면, 선상 주차장에 주차해둔 차량에 대해 다음 날 아침 9시까지 주차비를 면제했다. 부산역 주차장 1일 이용 금액은 1만 8000원이다. 하지만 지연운행으로 다음 날 새벽이나 돼서야 차를 찾을 수 있게 되자 주차비를 100% 면제한 것.
또한, 지연 열차에 한해서 표 금액의 50%가 자동환불 됐다. 김 씨의 경우 5만 9800원의 절반가인 2만 9900원이 환불됐다. 코레일 승차권 이용 안내에 따르면, 공사의 귀책 사유로 열차가 지연되면 지연시간에 따라 차등적으로 배상해준다. 20분 이상 40분 미만 지연됐을 때는 12.5%를 40분 이상 지연됐을 때 25%를 배상한다. 김 씨가 받은 50% 배상은 60분 이상 늦었을 때 경우로 조항 중 최대 배상 금액이다. 김 씨는 “도착 시간보다 4시간이나 늦게 도착했는데 반액이 아니라 전액 환불을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탈선사고 당일 밤부터 총 14대의 열차 운행이 취소되고 최대 326분까지 운행이 지연됐다.
한편, 2일 오전부터는 경부고속선 대전~오송역 간 상행선 운행이 전면 재개돼 사고 복구가 모두 완료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