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맞은 대학생들...‘갓생’은 잠시 미뤄두고 ‘욜로 라이프’ 찾아

책읽기, 토익 공부 등 학습 보충 세우는 학생도 여전 학기랑 방학이랑 분리, 본인을 위한 시간과 재충전 공감 알바몬 설문, "코로나 이후 가장 많은 대학생 여행 갈듯"

2022-07-08     취재기자 김연우
“받아쓰기 100점 맞은 애보다 행복하게 살면 돼!” 드라마 속 아이가 받아쓰기 70점을 맞고 자신의 삼촌에게 건네는 말이다. 인생에서 ‘행복’이라는 가치관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요즘 젊은 사람들에겐 성공도 중요하지만, 본인의 행복과 안정도 중요하다. 취업을 앞두고 쉴 틈 없이 달리는 대학생들 또한 본인만의 페이스를 찾으려고 노력 중이다. 7월을 맞이해 전국 대학교들이 본격적인 여름방학에 들어섰다. 한 학기 열심히 달려온 대학생들은 무엇을 하며 방학을 보내고 있을까.
여름방학
우리나라 대학생은 아무나 못 한다는 말이 있다. 학기 중 충실한 학업 활동은 기본이고 취업을 위한 여러 대외활동과 공모전 그리고 아르바이트까지 하기 때문이다. 이런 대학생들의 모습을 보고 흔히 ‘갓생’이라 부른다. ‘갓생’이란 신을 의미하는 'God'과 인생을 뜻하는 '생'의 합성어로 부지런하고 타의 모범이 되는 삶을 뜻하는 신조어다. 일명 ‘갓생 살기’로 한 학기를 보내고 나면 급 무력감이 몰려온다. ‘방학 땐 또 무얼 해야 하지’라는 생각 때문이다. 자격증에 도전하거나 책을 읽는 등 계획을 세우는 학생들이 있는 반면 학기를 너무 열심히 살아서 번아웃이 오는 학생들도 있다. 밤샘 과제가 잦았던 광고홍보학과 학생 정은비(22) 씨는 방학 때 무얼 해야 할지 몰라 학기 때 만큼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녀는 종강하자마자 스터디 카페 이용권을 구매해 토익 공부 계획을 세우고 주말에는 봉사를 다녀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하지만 정 씨는 "쉴 틈도 없이 무작정 계획을 세우니 버거워서 이행이 잘 되지 않는다"면서 “3학년이 되니까 방학 때 놀면 안 된다는 압박감이 크다”고 말했다. 본인의 행복을 좇아 여름방학 계획을 세우는 대학생들도 있다. 한 학기 힘들었던 나에게 보상을 줄 수 있는 시기라는 것. 부산대 경영학과에 재학 중인 하지민(22) 씨는 이번 방학 ‘템플스테이’를 체험해볼 예정이다. 한 번쯤 가보고 싶다 생각했지만, 학기 중에는 너무 바빠 엄두를 못 냈다. 그녀는 “학기 중에 너무 열심히 살았더니 스스로 여유와 평화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하지민 하 씨는 어렸을 때부터 취업하면 쉴 시간이 없으니 열심히 놀고 세상을 많이 경험해보란 이야기를 들었다. 그녀는 “지금 아니면 할 수 없는 경험들이 많다는 걸 안다. 방학 땐 좀 쉬고 즐길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 엔데믹 이후 처음 맞는 여름방학이라는 점도 ‘욜로방학’에 영향을 미쳤다. 방학을 틈타 여행을 다니는 대학생들은 오랜 시간 엔데믹을 꿈꿔왔다. 유튜버로 활동하고 있는 대학생 안은지(22) 씨는 오는 8월 몽골로 여행을 갈 예정이다. 그녀는 “혼자 가서 힐링도 하고 다양한 사람들도 많이 만나는 경험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아르바이트 플랫폼 알바몬은 지난 22일 남녀 대학생 457명을 대상으로 ‘여름방학 해외여행 계획’을 설문 조사했다. 그 결과 응답자의 34.1%가 해외여행 계획이 있다고 답했고, ‘아직 모르겠다’ 36.5%, ‘해외여행을 가지 않겠다’ 응답자가 29.3%로 나왔다. 올 여름방학은 코로나 발생 이후 가장 많은 대학생이 여행을 떠날 예정이다. 이번 여름방학에 많은 대학생들은 집에 있기보다 바깥 활동으로 재충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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