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내고 소통하는 시대, 아이돌 ‘유료소통’ 앱 부작용 크다

아티스트 유료소통 앱, '버블' '유니버스' 소비 활발해 유료소통, 소통빈도 적다며 아이돌 '조롱거리'로 만들 수 있어 아티스트와 돈 주고 하는 소통, 문제점도 있지만 긍정적인 측면도 존재

2022-07-14     취재기자 김연우

돈을 내고 연예인과 1대1 소통하는 것이 k-pop 문화로 자리 잡았지만, 팬과 가수 모두에게 부작용은 크다.

2020년 2월, sm엔터테인먼트에서 운영하는 팬 커뮤니티 앱 ‘리슨’의 유료서비스인 ‘버블’이 첫 유료소통 앱이었다. ‘버블’은 sm엔터테인먼트에 속한 아티스트에게 직접 쓴 문자를 받을 수 있고 또 답장을 보낼 수도 있다. 한 아티스트당 구독료는 월 4500원이다. 마치 ‘카카오톡’ 처럼 사적으로 연락을 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개인 메시지 방이 따로 있으며, 서로의 이름을 다르게 저장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본인 이름을 ‘자기’라고 저장한다면, 아티스트는 나에게 문자를 보낼 때 “자기야, 밥먹었어?“식으로 메시지가 오는 것이다.

가수

엔씨소프트에서 개발,운영하는 올인원 k-pop 플랫폼 ‘유니버스’에서도 유료소통 서비스를 도입했다. 바로 ‘프라이빗 메시지’ 줄여서 ‘프메’다. ‘프메’의 1인권 구독료는 월 4400원이다, 채팅방식은 ‘리슨’의 '버블‘과 유사하다.

유료소통앱을 가입한 팬들의 수는 어마어마하다. 아티스트가 1대1로 말을 걸어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는 다르다. 아티스트에게 오는 여러 메시지는 한 개의 톡방으로 보이며 여러 이야기를 읽고 팬들에게 답장을 보내면 1대1 채팅처럼 전송되는 것이다. 아티스트가 먼저 소통을 하러 오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하고싶은 말을 본인의 메시지방에 남기면, 구독하는 모든 팬들에게 메시지가 전송된다. 아티스트가 보는 메시지창과 팬들이 보내는 메시지 창은 다르다.

소통이 스타의 ‘셀링포인트’가 되어버리자 급기야 소통을 강요하는 팬들도 생겼다. 소비자가 돈을 냈는데 왜 소통을 많이 해주지 않느냐는 것이다. 일부 팬들은 해당 아티스트가 소통을 하러 오지 않는다고 공개적인 sns에서 비난한다. 결국 이런 분위기는 팬덤의 여론을 형성하여 스타에게까지 소통을 의무로 느끼게한다.

스타와 팬의 간격을 좁히기 위해서 만들어진 소통앱이지만 돈을 받음으로써 그 의미가 변질됐다고 말하는 팬들도 있다. 아이돌 팬 한지숙(22) 씨는 유료소통앱이 오히려 아이돌을 조롱거리로 만든다며, “채팅 자체가 너무 전시되기도 쉽고 건강한 산업구조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스타와 인간 대 인간으로 채팅을 나누는 것이 아닌 하나의 콘텐츠로 전락된 느낌이다.

물론, 스타와 팬의 유료소통앱이 부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1대1 채팅으로 쓴소리를 하는 팬은 극히 일부다. 대부분의 팬들은 순수한 마음으로 스타의 하루를 응원하는 메시지를 보낸다. sns에서 공개적으로 하지 못할 사적인 이야기도 스타에게 편하게 털어놓고 응원받을 수 있다는 점에선 긍정적인 측면을 보이기도 한다. 아이돌 팬 조하영 씨는 "아티스트는 얼굴을 보여주지 않아도 자신의 상황이나 일상을 편히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많은 아티스트들이 유료소통을 시작하고 있는 가운데, 팬덤 내부에서 나오는 우려의 목소리와 비난이 줄어들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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